제 10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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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 아빠의 ‘인생 2막 준비학교’<111>]은퇴 후, 거실에 있는 남편이 어색한 아내

대기업에 다녔던 A씨가 정년퇴직을 했다. 1990년에 입사해 34년간 회사를 다녔다. 기업에 갓 입사했을 때 팔팔한 20대 청춘은 사라지고 50대 후반의 흰머리 가득한 아저씨로 변했다. A씨에게는 아내와 대학을 갓 졸업해 취업한 두 딸이 있다.

정년퇴직한 날 A씨는 동료들과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가족들은 촛불을 켜고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관에 들어서자 축포가 터지며 미니 플래카드에는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이제는 우리가 아빠를 책임질게요”라고 적혀 있었다. 큰딸이 준비한 감사패와 일본 2박3일 여행권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A씨는 감동했다. 내가 그래도 인생을 헛살지 않았구나.

하지만 감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퇴직 2주가 지나자 아내는 약간의 미소를 섞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하루 세 끼를 집에서 밥 먹는 사람이 어디 있어!”

딸들의 아빠 사랑은 좀 더 오래갔지만 한 달을 채 넘지 못했다. 딸들은 퇴근 후 아빠를 본체만체하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

가족들은 은퇴한 아빠를 무시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거실에 앉아있는 아빠가 어색한 것이다. 아내 입장에서 결혼 후 휴일 제외하고 온종일 있는 남편을 경험한 적이 없다. 딸들 또한 마찬가지다. 학교 다닐 때나 얼마 전 시작한 직장생활 이후 집에 들어오면 아빠는 없었고 엄마가 맞아줬다. 그런데 이제 아빠가 한 달 째 거실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A씨는 자괴감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는데 이제 은퇴하니 짐으로 보이는 걸까?, 약간(?)의 분노와 혼란에 사로잡혔다. 아직 건강하고 충분히 일할 수 있는데 너무 일찍 은퇴한 것은 아닐까?

A씨 부모님은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같이 살지 않았지만 병원비, 생활비를 부담하고 한 달에 2~3번쯤 방문해 식사를 함께했다. 반부양을 했다는 생각이다. 요즘 애들은 가치관 변화 때문에 부모를 책임지고 부양할 것 같지 않다. 64세부터 수령하는 국민연금을 받으려면 6년의 시간이 남았다. 설사 받더라도 월 180만원 정도로 노후를 책임지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수령하자니 어쩐지 마음이 편하지 않다. 다행히 퇴직금과 회사에서 은퇴할 때 받은 격려금이 3억원 정도 있다.

한국인들은 은퇴를 ‘인생의 끝을 향한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는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하루 종일 회사업무에 매달릴 뿐만 아니라 퇴근 후에도 주로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다 보니 ‘회사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매우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은퇴 후 특별한 취미, 봉사, 여가 활동을 세우지 못하고 방황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은퇴 이후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이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존재감이 떨어진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은퇴자들의 제2의 인생 설계 중요성이 부쩍 커지고 있다. 은퇴 이후 시작되는 제2의 인생을 보내기 위해서는 막연하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은퇴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건강이 허락한다면 일을 찾아 나서야 한다. 자신의 직장생활 노하우를 살려 취업하는 것이 안전하다. 생활비 마련과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면 재취업을 고려해 보는 것이 현명하다. 창업을 하는 것은 여러 가지 고민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절반 가까이가 50대 이후 중장년층이다. 중장년 창업은 10명 중 8명이 5년 안에 문을 닫을 정도로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

은퇴 후 여전히 몸이 건강하고 퇴직금을 어느 정도 자금이 있으면 창업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급한 마음에 준비 없는 창업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은퇴 후 인생 첫 창업을 할 경우에는 신중해야 한다.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사회와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길이 어디서 시작하는지 몰라 더듬거리고 헤매는 경우가 많다. 만약 창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6개월~1년 이상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실패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

둘째, 건강관리다. 집에 있기보다 매일 매주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은퇴 후 건강을 잃으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는다. 운동은 은퇴 후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데 유리하다. 동호회를 만들어 운동하면 소속감과 함께 새로운 활력, 친구들이 만들어진다. 그러면 집에서 가족들이 아빠 눈치 보는 시간이 줄어든다.

요즘 들어 은퇴자들이 평소 친분 있는 사람들과 함께 월요일 골프동호회를 함께 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비용이 들어가지만, 그만큼 새로운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와 활력도 만들어진다는 것이 모임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남자들이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불행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보험신문=류상만 기자]
류상만 ysm5279@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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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3 23:46:4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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