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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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리치의 ‘보험 세일즈의 길’ <38>]GA, 눈부신 발전 그리고 버려야 할 것

필자는 15년간 보험업에 종사하고 있는 보험인이다. 아주 길진 않지만, 지금까지 국내 보험시장에 몸담으며 크고 작은 업계의 이슈들을 몸소 체험하면서 시대의 큰 흐름의 변화를 함께해 왔다.

지난 2일 발행된 한국보험신문 기사에 따르면 금융권 3분기 누적 순익 평가에서 전년 동기 대비 보험업이 유일하게 13.2% 상승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경제 여건이 좋든, 안 좋든 언제나 늘 돌파구는 있고 체질 개선과 수익 개선이 중요하다.

필자는 2010년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에서 보험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약 10개월 동안 몸담았고 곧 GA로 이동했다. 필자는 어떤 선택을 함에 있어 먼 미래의 방향이 옳다고 판단하면 선택은 빠르게 하는 편이다.

당시만 해도 GA는 현재와 달리 설계사들에게 생소했던 시기였고 필자도 GA로의 이직을 결정했지만, 불안감이 공존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영업방식을 바꿔야 할 난제들을 생각했을 때 불확실성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동종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40만명의 설계사들 역시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며 원수사 전속채널과 GA업계를 오락가락하며 뺏고 뺏기는 보이지 않는 리크루팅 전쟁 통해 현재의 GA 성장을 일궈냈다.

요즈음 보험사들은 전통적인 방식의 전속채널이 일부 존재하지만, 예전과 비교해 그 규모와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이제 GA는 보험업의 큰 영역으로서 자리매김했고 보험사는 기업의 이윤에 맞게 체질 개선을 통해 사업의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GA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금융 선진국에서 수십 년 전에 정착한 금융서비스산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GA가 보험상품을 소개할 때 고객에게 금융사 상품 리스트를 작성해 ‘비교안내 확인서’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는 GA채널이 정착하기 이전에 GA의 ‘쏠림현상’을 방지해야 했던 상황에 한 보험사의 상품을 제안하는 전속채널과의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생겨난 불필요한 업무라고 본다. 고객에게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을 제안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현재의 관점에서 본다면 케케묵은 구시대적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라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보험계약 이동에 따른 비교안내 확인서’ 작성 업무 역시 6개월 이내 유사한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계약을 유도하여 소비자가 입는 피해를 방지한다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는 업무 가운데 하나다.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과거에는 연 단위로 보험상품의 구조와 특징이 바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몇 개월 단위로 새로운 상품이 출시될 정도로 상품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사보험’이라고 정의를 내린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민영보험 가입률이 낮았던 시기에는 이 같은 업무를 하는 것이 이해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영보험 한두 개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민영보험 가입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신규시장이 아닌 기가입 고객에게 더 높은 기술적 메커니즘을 전달하는 금융서비스업으로 변화했다. 그럼에도 6개월 이내 소멸되는 경우 필수적으로 작성하도록 하는 이 같은 업무는 현재 보험시장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 설령 보험설계사가 악의적으로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재가입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가 판단한다. 소비자의 판단에 따라 업계가 자정하도록 해야 할 영역이지 행정적인 개입으로 이뤄질 업무가 아니다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제판분리를 통해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단번에 초대형 GA를 품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탄생으로 기존 보험사들과 전체 보험업계에 미친 영향이 상당히 클 것으로 생각된다. 높아진 GA의 위상과 함께 GA의 존재가 금융업의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불필요한 인적·물적 비용을 낭비하는 불필요한 업무는 사라져야 한다.

어려운 보험업에서 힘든 여정을 이겨내며 현재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주역 역시 설계사들이다. 일부 단편적인 문제로 낭비되고 있는 단순 업무는 하루빨리 폐지하고 더 집중해야 할 것은 보험업계가 커진 규모에 맞는 금융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향해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유정현
라이언리치 대표

유정현 ymhking@nate.com

[저작권자 (c)한국보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4-12-15 23:30:3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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