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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인의 행복한 책 읽기’<238>]자기 방식으로 세상 배우는 아이 떠올라 소설 쓰게 돼 |
동요 ‘파란 나라’ 듣고 결말 상상해 읽으면 더 흥미로워
“용감하게 나서는 아이… 겁먹을 어른들에게 길 보여줘”
‘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로 큰 인기를 얻은 김지숙 작가가 후속작으로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를 발간하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지숙 작가는 첫 직장 생활 중 쓴 단편소설 ‘스미스’로 지난 2009년 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김 작가는 생각 많고 산만하고 대체로 평범한 십 대를 보냈지만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이라는 질문에는 고민 없이 “십대”라고 답한다. 이에 그는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청소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김 작가의 궁극적인 꿈은 소설로 누군가를 위로하는 것이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김지숙 작가의 전작 ‘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가 스타 오디션, 학교 폭력, 타로점 등 청소년들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작품이었다면, 신작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는 전작보다 더 깊고 짙은 파랑의 바닷속으로 잠수한 듯한 신비로움에 미스터리가 더해졌다.
어른들에게 익숙한 동심의 노래 ‘파란 나라’는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의 중요한 모티브 중 하나다. 김지숙 작가도 이 노래를 듣고 소설에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누구나 꿈꾸는 아름다운 아이들의 나라’를 표현한 이 노래의 어느 구절엔가 이 소설의 가장 큰 주제 의식이 숨어 있다. 소설을 읽을 때 ‘파란 나라’ 동요를 들은 후 결말을 마음껏 상상해 보면 더욱 흥미로운 독서가 될 수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이자 주제 그 자체이기도 한 마을 ‘온새미로’의 별명은 ‘파란 나라’이다. 주인공 파랑이는 여덟 살 때 이 마을로 이사를 온다. 파란 나라는 ‘아이를 키우는 데 최적의 마을’이라고 불릴 만큼 아이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세워진 유토피아다. 이 마을을 설계한 사람은 파랑이의 아빠다. 왜 마을이 파란 나라인지 묻는 파랑이의 질문에 아빠는 “파랑이, 네가 있기 때문이지”라고 농담하듯 대꾸한다.
파란 나라의 부모들은 모두 아이에게 충실하고 다른 곳의 부모들처럼 술을 마시거나 아이에게 폭력적으로 굴지 않는다. 마을에는 아이들에게 위험하거나 해로운 것들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고, 숲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와 생김새가 다른 76개의 놀이터가 조성돼 있다. 이렇게 행복하기만 했던 파랑이에게 어느 날 인생 최대의 의문이 찾아온다. 가장 친한 친구 우령이가 갑자기 마을을 떠나 버린 것이다. 친구가 떠난 이후 소설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김지숙 작가는 “이 책의 줄거리를 처음 떠올린 것은 고열에 걸린 아이를 겨우 회복시키고 어린이집에 보낸 후 올라탄 출근길 지하철이었다”며 “부모의 걱정과 통제가 무색하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배워 나가는 아이들이 떠올라 소설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이 글을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소설을 완성한 뒤 깨달은 것은 나를 위로해 준 건 아이들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을 통제하는 세상에서도 용감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 나가는 아이들은 겁먹을 어른들에게 길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현재 코리안리재보험에 근무하는 김 작가가 쓴 책으로는 ‘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 ‘비밀노트’, ‘종말주의자 고희망’, ‘N분의 1을 위하여’(공저) 등이 있다.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 김지숙 지음 / 다른
[한국보험신문=권기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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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백 baeking@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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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3 23:46:2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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