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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흡 코리안리 전무의 ‘어쩌다 보험인’]중대재해에 대한 균형잡힌 접근과 효과적인 보상 체계의 필요성 |
중대재해는 산업 현장이나 공공장소에서 발생하여 다수의 사상자나 큰 피해를 초래하는 사고로, 기업과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 전반에 심대한 파급력을 지닌다. 한국은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22년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기업 경영진에게 안전 관리 책임을 부여하고, 사고 발생 시 강력한 처벌을 통해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대재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은 제조업과 중공업을 중심으로 세계적 성과를 거두었고, 이 과정에서 산업재해는 빠른 성장과 함께 필연적으로 발생해 왔다. 만약 중대재해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강하여 경영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된다면 이는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중대재해를 죄악시하고 무조건적인 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경제성장 둔화와 고용 감소로 이어져 물가는 상승하고, 근로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중대재해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며, 단순히 처벌만을 강화하기보다는 재해 예방과 보상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관리가 요구된다.
효과적인 보상이란 재해 발생 후 신속한 경제적 손실 보전과 심리적 타격을 보상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보험을 통한 보상 체계는 중대재해 발생 시 기업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고 피해자가 신속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다만, 한국의 중대재해 배상책임보험은 주로 민사적 손해배상만을 다루고 있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일부 형사적 책임까지 포함하여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이미 중대재해로 인한 법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배상책임보험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은 ‘기업과실치사법’을 통해 기업의 과실로 인한 사망사고에 대해 법인을 처벌하며, 기업은 법적 비용과 배상 책임을 보장받기 위해 ‘기업책임보험’을 가입한다. 호주의 일부 주에서는 ‘산업살인법’으로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웨스트레이법’을 통해 중대한 과실 사고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는다. 일본은 ‘노동안전위생법’에 기업과 경영진의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기업이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법적 비용과 배상 책임을 충당하도록 하며, 이는 중대재해 발생 시 기업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하고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보상을 가능하게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동시에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재발 방지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중대재해 배상책임보험은 외국 사례에 비해 보장 범위가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유죄 판결 시 관련 방어비용은 보상되지 않아, 기업은 형사 방어와 관련된 비용을 자체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는 해외 사례와 대비되는 부분으로 한국에서도 보다 포괄적인 보험 보장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과 보험 보상 체계는 중대재해 대응에서 참고할 만하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자동차보험을 통해 경미한 사고에 대한 형사처벌을 면제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신속한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신호위반이나 음주운전 등 12대 중과실 사고를 제외한 일반 사고에서는 보험을 통한 형사책임 완화가 가능하다. 최근 시행된 개정안은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보상 기준을 강화하여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교통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과 보험 보상을 균형 있게 운용하는 것은 중대재해 대응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궁극적으로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처벌과 예방, 보상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철저한 예방과 더불어 피해자에 대한 효과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하여 기업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는 한편,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 보험에서 배상 영역을 책임보험으로 강제화하여 자동차 사고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보험으로 전가한 사례처럼, 산업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중대재해에서도 사고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송영흡
코리안리재보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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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흡 david.song@korean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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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7 22:38:3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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