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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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논단]마이너보험증과 ‘오와콘 다로’

일본에서는 지난 1일 이시바 시게루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은 집권당 총재가 총리로 선임돼 정부를 이끈다. 이시바 총리는 9월 27일 실시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제28대 총재로 선출됐다.

‘야후!재팬’에서 이시바 정부 내각 구성과 관련된 기사를 검색하던 중 ‘오와콘’(オワコン)이라는 단어가 종종 눈에 띄었다. 오와콘은 ‘끝났다’라는 뜻의 일본어 ‘오왓타’(終わった)와 영어 ‘콘텐츠’(contents)의 합성어 ‘오왓타콘텐츠’(終わった コンテンツ)의 준말로, 한때 절정의 인기를 누리다가 시대의 조류에 밀려 이제는 한물 갔거나 찬밥 신세가 된 인물이나 작품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이시바 정부 출범과 함께 ‘오와콘’으로 전락한 대표적 정치인이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디지털상이다. 그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였다. 3년 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전 총리에게 1표차로 밀렸지만 당원 투표에서는 169표를 획득하며 압도적 지지를 받았고,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1위 자리를 거의 놓치지 않았으며, 소셜미디어 X(트위터) 팔로워 수가 3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대중적 지지도가 높았다.

정치적 경력도 화려했다. 아베 내각에서 외무상과 방위상을 역임했으며 기시다 정부에서는 행정혁신담당상과 디지털상을 지냈다. 특히 코로나 사태 때는 백신담당상을 맡아 어느 나라보다도 일찍 백신을 확보하는 등 일본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런 그가 이번 총재 선거 때는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고 당원 투표인단 367명 중 8표를 얻는데 그쳐 결선 투표에 나서지도 못했다.

고노 다로 전 디지털상이 이처럼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에서 ‘오와콘다로’(オワコン太郞)로 추락한 것에 대해 일본 정치계와 네티즌들은 여론을 무시한 ‘마이너보험증’ 고집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마이너보험증은 현행 종이 건강보험증을 더 이상 발행하지 않고 ‘마이넘버카드’(전자주민등록증)에 통합하는 것으로, 기시다 정부에서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이 주도했다. 그는 2022년 10월 기시다 총리에게 종이 건강보험증 폐지를 결정하고 2년 후인 2024년 가을에 이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시다 정부는 ‘건강보험증 원칙적 폐지’ 방침을 표명하기는 했으나 폐지일을 못박지 않았고 ‘강제는 하지 않겠다’며 현행 보험증 선택의 여지도 남겨뒀다. 개인정보 유출을 두려워하는 국민과 의료계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종이 건강보험증 신규 발행 중단일까지 3개월을 남겨놓은 8월 말 시점에서 마이너보험증 이용률은 고작 12.43%로 마이너보험증은 여전히 일본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이 이런데도 고노 다로 전 디지털상은 올 들어 폐지일을 2024년 12월 2일로 확정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일본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폐지일을 왜 12월 2일로 특정했는지, 이를 결정하기까지 정부는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쳤는지 구체적 문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보험증 시행과 관련한 정부 기록에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의 발언만 있을 뿐 후생노동성 등 관계 부처로부터의 의견은 ‘없음’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미뤄 종이 건강보험증 폐지 정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노 다로의 독주로 진행돼온 것으로 분석된다.

고노 다로 전 디지털상은 마이너보험증이 자민당 총재 선거의 쟁점으로 부상했을 때도 이시바 총리와 하야시 관방장관이 여론을 의식해 “국민의 불안 해소를 위해 정책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인 것과 달리 “당초 계획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고집했다. 그는 “마이넘버카드에 건강보험증 기능을 갖게 하는 마이너보험증 단일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한 것이 지지율을 떨어뜨렸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국민의 이해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번에 개혁을 하지 않으면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소신을 갖고 지지율 하락을 각오하면서 추진했다”고 밝혔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정책이라도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밀이붙이면 탈이 나게 돼 있다. 고노 다로 전 디지털상이 마이너보험증 시행 과정에서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하고 설득과 타협의 과정을 거쳤더라면 ‘오와콘다로’(オワコン太郞)라는 불명예를 겪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인간만사 소통없는 소신과 고집의 결말은 추락이다.

[한국보험신문=본지 주필]


전인엽 본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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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3 22:59: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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