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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I 보험경영연구소의 ‘보험이슈 톡톡’]ESG 공시와 보험사가 가야 할 길 |
올해 4월 EU(유럽연합) 의회는 ESG 평가 활동에 관한 규제안을 채택하였는데, 이는 ESG 평가기관들의 운영 투명성을 개선하고 ESG 평가의 신뢰성과 비교성을 강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처럼 유럽은 기업의 ESG 경영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반면, 미국은 ESG 실행에 불협화음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그동안 텍사스주를 비롯해 플로리다주, 와이오밍주, 노스다코타주, 인디애나주의 공화당 의원들은 ESG를 제한하는 법안을 없애거나 약화하는 반 ESG 법안을 제출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 보험회사 CEO들이 ESG 경영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공동선언을 통해 보였으며, 정부도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ESG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 일정을 제시하였고, 회계기준원 내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를 설립하여 202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ESG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하였고, 공시 의무화 일정은 2026년 이후로 하되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보험산업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적절한지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다른 국가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내년부터 시행하는 EU 이외 대부분 주요 국가가 2026년부터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에 따라 시행할 예정이다. 일본은 2027년 또는 2028년 시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법 개정까지 마쳤다. 우리나라는 공시기준 초안만 나왔고 제도화는 아직 되어있지 않은 상태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기업의 부담 가중을 고려하여 단계적 접근을 하고 있다. 즉, 대기업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중소기업까지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의무 적용의 기준을 기업의 시가총액으로 하는 나라도 있고, 자산규모로 정하는 나라도 있다. 어쨌든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일시에 공시 의무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수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국제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계 일부에서는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시행을 2029년부터 시작하자는 목소리도 들린다. 정부는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KOSPI)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5년부터 공시를 의무화한다고 애초 로드맵을 정했다가 그후 2026년으로 1년 유예했고, 지난 4월에는 2026년 이후로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연기의 배경으로 주요국의 ESG 공시 의무화가 계획 대비 지연되었고, 국내의 기업 측에서 충분한 준비기간을 위한 일정 연기 요청이 있었고, 주요 참고 기준인 IFRS-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기준이 최근에야 확정된 점을 들었다.
그렇다면 보험업계는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까? ESG 경영은 단기적인 차원의 규제로 보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즉 미래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영활동의 방향으로서 언제 공시 의무화가 시행되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환경(E) 분야의 기후 관련 요소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환경경영의 목표를 정하여 실행해 나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기업의 ESG 경영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제 기업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최근 발표된 연구를 보면 보험회사의 ESG 경영활동이 단기적으로는 보험사업의 비효율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단기적으로는 ESG 경영전략의 실행을 위한 조직 구성 및 관리를 위한 비용 지출 등으로 사업효율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업의 ESG 성과는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ESG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Patagonia)를 많이 언급하는데, 이 회사는 창립 후 50년간 ESG 경영을 꾸준히 실천했고, 의식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두터운 마니아 고객층을 확보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ESG 공시 의무화를 3년 후에 할지 5년 후에 할지에 연연하지 말자. 단기적인 비용효율화나 수익극대화에 사활을 거는 경영 관행에서 벗어나 우리가 사는 지구 환경을 개선하며 미래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ESG 우수 보험회사가 우리 보험업계에 뿌리내리길 기대해 본다.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이순재 소장
RMI보험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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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RMI보험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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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9 22:51:0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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