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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균기자의 Insurance X-파일]설계사 52%, 특고법 반대 |
Q.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에서 3년째 보험설계사로 활동 중인 사람입니다.
얼마 전 노동부가 특수고용직 보호법안(특고법)을 마련하고자 실태조사를 벌였으나, 조사 결과가 노동부의 입법 추진 방향과 다르게 나오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뒤 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A. 먼저 특수고용직 보호법안은 ‘특수형태근로 종사자’와 ‘간주 근로자’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습니다.
특수고용직 종사자는 ▲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해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아 생활하며 ▲다른 사람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자신이 사업장에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학습지교사ㆍ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ㆍ보험설계사ㆍ레미콘ㆍ덤프ㆍ화물트럭 운전사ㆍ퀵서비스 배달원 등이 포함됩니다.
이들은 일반 근로자와 똑같은 형태로 일하고 있지만, 법적으론 개인사업자로 구분돼 노동법의 보호를 못 받습니다.
국내의 특고 종사자는 약 91만5000명으로 추정됩니다.
사건의 발단은 노동부가 조사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출발합니다.
한국리서치는 지난달 초 보험설계사ㆍ학습지 교사ㆍ레미콘 기사ㆍ캐디 등 4개 직종의 특수형태 고용자 각 500명씩,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입법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특수고용직 종사자에게 노동관계법을 일부 적용하는 데 대해 특수형태 근로자 70.1%가 사업주와 현재의 자영업자 자격으로 제한하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캐디가 현재의 계약 방식에 가장 만족도가 높았으며(91.2%), 이어 보험설계사(82.4%), 학습지 교사(69.6%) 순이었습니다. 레미콘 기사는 37%만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정부가 이 법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87.4%의 캐디가 반대했으며, 보험설계사도 52.2%가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레미콘 기사(79.4%)와 학습지 교사(71.8%)는 찬성이 많았습니다. 직종별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노동부가 파업권을 부여하려는 캐디들의 경우 의료보험·산재보험·고용보험·국민연금 등 4대 보험 적용(59.9%)과 출산휴가·육아휴직 보장(13.9%)을 더 원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중 단체설립과 교섭권 등 노동권 보장을 원하는 경우는 10.3%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캐디와 보험설계사들의 반대가 큰 이유는 이 법으로 오히려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일부 골프장들은 이미 캐디를 없애거나 ‘캐디 없는 날’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보험설계사들도 방카슈랑스 도입 등의 영향으로 40만 설계사가 20만명 아래로 줄어든 상황에서 또 다른 대량 실직을 부를 것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노동부가 당사자들마저 원하지 않는 법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정부는 의원입법 형식을 빌려 지난달 14일 국회에 제출한 법안에서 캐디만을 ‘간주 근로자’로 규정해 노동조합법상 노동삼권을 적용받도록 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특수고용직 근로자들이 형식적으론 자영업자이지만 실질적으론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기업 현실에 눈을 감는 탁상정책 탓에 근로자들을 보호한다는 정책이 도리어 근로자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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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 기자 chung@insnews.co.kr
[저작권자 (c)한국보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7-07-06 09:40:3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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