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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험업계는 지금]사기성 모금활동에 中 사회적 상호부조 기능 약화 우려 |
26세 암환자, 측은지심 자극해 거액 모금했다 거짓 들통
중대질병 상호부조 인터넷 플랫폼 통해 90만 위안 모금
호지킨 림프종(Hodgkin Lymphoma) 질환을 앓고 있는 중국인 란씨(29)는 최근 중국의 중대질병 상호부조·모금 인터넷 플랫폼인 수이띠처우(水滴籌)를 통해 90만 위안을 목표로 모금 활동을 전개했다. 암 환자로서 부친까지 잃은 란씨의 사연은 중국에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많은 이들의 위로를 받았고, 동시에 란씨의 은행 계좌에도 빠르게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란씨는 모금액이 수중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로 산 주택의 사진을 올려 성난 기증자들의 항의를 유발하는 바람에 모금 계좌를 폐쇄당하고 모금된 금액도 전액 환불해야 했다.
모금에 참여한 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란씨의 모금 활동은 지난 11월 1일 처음 시작됐고 단 6일 만에 70만 위안이라는 거금이 모였다. 비슷한 시기에 란씨가 새로 산 집을 자랑하고 다닌다는 네티즌의 신고를 접수한 수이띠처우 측은 란씨가 플랫폼 측에 주택 소유에 대한 사실을 숨겼다며 추가 모금된 27만 위안은 전액 기증자에게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란씨도 수이띠처우 측의 권고로 자신이 이미 사용한 돈을 환불해 주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란씨는 후베이성 이창 출신으로 2021년 난징대학교 졸업 후 광저우에 있는 대형 인터넷 회사에 들어갔다. 회사 생활 약 6개월 만에 아래 턱에서 호지킨 림프종이 발견됐고,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하면서 병세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22년 3월 종양이 재발해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으나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고통을 받고 있었다.
이에 란씨는 중산대학 부속 암센터에서 발급 받은 진단서를 수이띠처우에 올리고, 2022년 암 재발 시기 자신의 부친이 간 기능 쇠퇴로 세상을 떠나면서 적잖은 빚을 남겼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모금 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란씨는 만약 치료가 잘 돼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돈을 모아 기증자에게 전액 돌려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란씨는 비단 수이띠처우뿐만 아니라 난징대학교 교우회 단체방과 다수의 취미활동 모임방에도 자신의 상황을 알렸고, 일부 동영상 플랫폼에도 영상을 올려 동시다발적 모금활동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모금활동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다수의 단체방에 란씨가 거주하는 주택 사진이 올라오자 기증자들 사이에서는 란씨가 자신의 재산 상황을 속이고 모금활동을 전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기증자들은 란씨가 올린 사진을 추적해 해당 주택이 충칭시에 있는 신축 아파트이며 매매가는 약 70만 위안에 이른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들은 최근 란씨가 특정 단체방에 올린 구혼 광고에 자신을 소개한 글을 찾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구혼 광고에는 란씨가 후베이성 이창시에 거주 중이고, 아파트 2채(각각 70만 위안, 100만 위안 상당)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득은 연간 15만 위안에 재산은 380만 위안으로 기재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수이띠처우에 등록한 30만~50만 위안의 주택 한 채, 10만~15만 위안 상당의 자동차 한 대, 연간 3만~5만 위안의 소득, 금융자산 10만 위안, 부채 100만 위안 등은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다.
기증자들이 란씨에게 주택과 재산 상황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란씨는 2022년 수중에 있던 90만 위안으로 부친의 부채 중 일부를 갚고 2024년까지 나머지 부채를 모두 갚았으며, 이후 부친이 남긴 주택의 압류가 풀리면서 자신이 상속 받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란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기증자들은 의심의 목소리를 더욱 키웠고 결국 다수의 기증자들이 수이띠처우에 란씨의 모금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수이띠처우는 란씨 관련 신고를 접수한 다음 날 곧바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란씨가 호지킨 림프종 확진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축소하거나 허위로 고지한 것을 확인했으며, 현재는 모금액을 기증자에게 반환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아울러 란씨에 대해서는 향후 블랙리스트에 올려 수이띠처우에서 영구적으로 모금활동을 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조작된 사실로 사람들의 측은지심을 자극해 사적 이익을 취한 란씨의 사례가 중국에서 이제 갓 자리잡기 시작한 사회적 상호부조 기능을 약화시키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중국은행보험보(베이징)=정회남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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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회남 hnjung07@mof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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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00:12:3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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