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세상 > 보험인의 건강 |
|
[청년의사 이정범의 ‘응급의학 가이드’]해양 레저 활동 중 응급상황 대처 |
지난 2년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의 공포도 백신의 개발과 양성 환자의 치명률, 사망률의 감소로 점점 없어지고 있는 듯하다. 가장 타격이 컸던 관광산업도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휴양지로의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양스포츠나 액티비티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해양사고나 해양생물에 의한 손상환자가 많지 않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 해안가에 있는 응급실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으나 겨울철에 적고 그마저도 내륙지역 응급실까지 환자가 오는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휴양지에 놀러가서 스노쿨링이나 다이빙 등 해양레저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나 손상에 대해서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해외여행 중에도 위험지역의 바다에 가지 않는다면 상어나 고래의 습격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번 글에서는 경미하지만 심각한 통증이나 추후 후유증이 클 수도 있는 손상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해양레저 중에 가장 흔하게 생기는 손상은 산호에 의한 손상이다. 주로 해저로 다이빙을 하다가 발생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산호의 표면이 거칠고 날카롭기 때문에 닿기만 해도 상처가 날 수 있다. 얕은 바다의 산호 주변에서 파도에 휩쓸리게 되면 산호와 몸이 뒤엉키면서 다량의 손상이 나는 경우도 있다. 손상 직후에는 찌르는 듯한 고통과 발적이 생기며 점차 부어오르기도 한다. 게다가 바닷물에는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기 때문에 손상 직후 감염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된다. 심한 경우 연조직염으로 발전하며 피부가 썩거나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아주 작은 상처에는 현장에서 바로 깨끗한 민물로 세척하고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처가 크고 깊으며 출혈도 지속된다면 세척과 소독뿐만 아니라 응급실로 가서 항생제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는 것이 추후 감염을 예방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바다생물들은 독소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자기를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작은 생물이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만지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중 바다뱀은 대부분이 독을 가지고 있다. 주로 인도양이나 태평양에 서식하며 하와이 주변 바다에도 바다뱀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대서양에서는 바다뱀이 자주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바다뱀에 물린 경우 20%에서 독성을 나타내며 그중에서 치료하지 않은 경우에는 40%의 사망가능성을 지닌다. 육지의 뱀과는 달리 혈액응고독성은 없으나 근육에 대한 독성이나 신경독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바다뱀에게 처음 물리면 통증도 없고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30분에서 4시간 가량 지나게 되면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주로 보이는 증상은 근육독성으로 심한 근육통이나 근위약감이 나타난다. 또한 오심, 구토, 전신 불편감이 나타나고 턱 근육이 심하게 떨리기도 한다. 이후 나타나는 위약감이나 마비증상으로 움직이기 힘들어하는 증상은 신경독성의 일종이다.
근육의 파괴로 인한 횡문근융해증이 심해지면 중증의 신장손상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신경독성만으로도 안면마비나 안검하수 등의 증상이 보이며 호흡기능에도 마비가 올 경우에는 사망까지 이르기도 한다.
바다뱀에게 물리면 현장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육지뱀에게 물렸을 때와 같다. 물린 부위를 고정하고 상처 압박을 하면서 상처보다 몸통 가까운 쪽의 사지를 고무줄이나 압박붕대로 묶어서 혈류를 차단해준다. 이후 빠르게 근처 병원으로 이송해서 바다뱀독소에 쓰이는 해독제로 치료해야 한다. 해독제 치료 이후에도 후유증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집중관찰이 필요하고 나타나는 증상이나 이상소견에 대해서는 대증적 치료가 필요하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손상은 육지와는 개념이 다르고 또한 바로 익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서 항상 주의를 요한다. 현지 가이드가 있다면 출입 금지구역에 가지 말고 안전구역에서만 휴양을 즐기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정범
응급의학과 전문의
서울특별시 동부병원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
이정범 wjqjadl@naver.com
[저작권자 (c)한국보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3-03-05 23:25:31 입력.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