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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강사의 ‘60+Life story’]인생은 노후 40년, 자녀의 부채로 남는 부모는 되지 말자 |
[한국보험신문]피고 지는 것은 생명의 이치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인간의 삶도 다르지 않다. 인간도 생명 있는 것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나무도 꽃을 피운다. 하지만 꽃 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60년에서 120년 만에 한번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대나무가 많이 자라는 지역에 살아도 세심히 살피지 않으면 꽃을 접하기 어렵다. 대나무는 다른 식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생을 마감 짓는다. 꽃으로 죽음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꽃이 핀 대나무는 이내 죽음으로 이어진다. 화려한 종말을 맞이하는 셈이다. 오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영면으로 들어가기 직전, 세상에 왔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꽃으로 대신하는 대나무의 최후는 특별하다.
모과를 좋아한다. 과일도 좋지만 향기를 더 좋아한다. 해마다 모과를 접하게 되면 두세 개의 모과를 바구니에 담아 자가용에 넣고 다닌다. 모과의 천연 향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방향제와는 격이 다르다. 생명의 근원을 담고 있어서 그런지, 코끝만 아니라 마음까지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마치 소나무 숲에서 피톤치드에 취하듯 자동차의 밀폐된 공간이 자연의 향으로 채워진 느낌을 자아낸다.
모과도 대나무처럼 다른 과실과 구별된 독특함이 있다. 땅에 떨어진 모과는 짐승들도 잘 먹지 않는다. 너무 단단해서 날 것으로 먹는 건 쉽지 않다. 모든 과실은 나무에서 떨어져 일정 시간이 지나면 썩기 마련이다. 썩은 동물과 식물은 악취를 풍기는데 모과는 그렇지 않다. 썩어도 고약한 냄새를 거의 풍기지 않는다. 대나무의 마지막은 꽃으로 대신하지만 모과는 악취를 풍기지 않을 만큼 정결하게 사라진다.
100세 시대를 말하는 지금, 인간의 삶을 3등분 해보면 초기 30년은 외형적으로 화려하게 피어나는 시기로, 더없이 아름답고 멋진 외모를 자랑한다. 반면에 중기 30년은 경제적으로 피어나는 과시의 시간으로, 더 많은 것을 취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기다. 이어지는 말기 40년은 지난 시절의 화려함을 연장하지 못하고 초라하게 늙는 것을 막기 위해 발버둥 치는 시기다. 굳이 표현하면 인생 꽃이 속절없이 진다고 할까?
죽음을 앞두고 화려하게 피어나는 대나무 꽃도, 썩어도 고약한 냄새를 풍기지 않는 모과도, 인간의 몸으론 이룰 수 없는 불가능이다. 하지만 인간에겐 대나무나 모과 못지않은 신비함이 있다. 그것은 마음이고 정신이다. 인간의 마음은 깊이를 헤아리지 못할 만큼 넓고 깊다. 특히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감히 측정할 수 없는 무한의 깊이를 자랑한다.
부모의 역할이란 어떤 것일까? 요즘 책을 쓰면서 불현듯 스쳐간 화두다. 아이들 잘 키우고 부모님 잘 모시고,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부모 역할의 전부 일까? 한 가지 역할을 더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은퇴 후 자녀에게 부채로 남는 인생은 되지 말자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존경받는 부모는 아니어도 짐이 되는 삶은 절대 피해야 한다. 그러려면 부모의 역할을 다시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 보험인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부모의 역할은 다섯 가지다.
1.가족사랑을 실천하는 부모
2.가족 행복을 구체화하는 부모
3.가족 위험을 방어하는 부모
4.가족 생활비를 충족시키는 부모
5.사후에도 유가족의 생활비를 지급할 수 있는 부모
이 모든 것을 실천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나이를 먹는다. 덕분에 아빠에서 아버지로 그리고 아버님으로 궁극적으론 할아버지까지, 미묘한 역할 변화를 요구 받는다. 그렇다면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에게 무한 사랑을 전하는 부모의 역할이 특별함은 아니다. 당연한 기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후에도 부모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발견한 것이 바로 보험이다. 보험이란 무형의 상품에, 어버이의 가치를 담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도 ‘지는 40년’을 거스를 순 없다. 하지만 자녀를 사랑하는 어버이의 마음은, 죽음 이후에도 모과 열매 같은 향기를 발하게 할 수 있다. 대나무의 꽃처럼 화려하게 마감할 순 없지만, 죽어서도 모과처럼 은은하게 기억되는 부모의 마음을 담아낼 순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보험의 가치가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보험업에 종사한 것이 한두 해도 아닌데 말이다.
이종범 전문강사
현대C&R 하이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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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k-j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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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2 00:41:14 입력.
최종수정 2021-04-12 00: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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