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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흡 코리안리 전무의 ‘어쩌다 보험인’]야후와 후이넘

지난 7월 1일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사고로 인해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치는 대참사가 발생하였다. 고속으로 역주행을 하던 차량이 인도를 덮쳐 사람들을 들이받은 뒤 멈추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분에 불과하였다. 가장 편리한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가 순식간에 무시무시한 흉기로 변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자동차는 집과 함께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동 수단으로서 편리성과 효율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구매하면서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갖고 싶었던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 자체가 큰 성취감을 줄 뿐만 아니라 아끼는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일상의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자동차가 발명되어 대중화가 되기 전까지는 말이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이동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말은 고대부터 인간의 삶에 중요한 요소인 수렵, 농업, 전쟁 등 다양한 활동에 사용되었는데, 기원전 4000년경에는 말을 이용한 마차가 등장하여 장거리 운송과 무역이 가능하게 되었다. 중세 시대에는 말이 군사력과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서 기사들은 말을 타고 전투에 참여하였고, 귀족들은 화려한 마차를 소유하였다.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말 사육과 관리 기술이 발전하였다.

말은 주인을 위해 충성하는 부드러운 성품을 가진 동시에 달리는 속도와 체력에서도 다른 동물들을 뛰어넘는 월등함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말을 다루는 기술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전사로 인정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었다. 고대 로마에서 전차를 몰고 경기장을 도는 레이싱 경기는 오늘날의 자동차 레이싱 경주인 F1(Formula 1)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18세기 영국의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주인공인 걸리버 선장이 소인국, 대인국을 거치면서 너무 작아서 초라했던 모습과 너무 커서 거인이 된 경험을 하다가 나중에는 말이 다스리는 나라인 후이넘(Houyhnhnm)의 나라에 가게 된다. 걸리버는 말의 외모를 가진 동물(후이넘, Houyhnhnm)이 사람의 외모를 가진 짐승(야후, Yahoo)을 노예로 다스리는 모습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는다.

야후들은 인간과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털이 많고 악취가 난다. 그들의 얼굴은 험악하고, 눈은 사나우며 흉측한 이빨을 가지고 있다. 야후들은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우며 폭력적이고 잔혹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속이고, 착취하며 끊임없이 다툰다. 따라서 야후의 세계는 항상 시끄럽고 요란하다.

반면, 후이넘은 체력이 좋아서 병에 잘 걸리지 않으며 다치더라도 금방 회복한다. 주로 이성을 개발하는 철학과 공동체 유지를 위한 윤리교육이 강조되며, 공공성 있는 재산은 대부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어서 빈부의 격차가 크지 않으므로 다툼이 없는 평화로운 사회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툴 필요가 없고 전쟁을 벌이는 일도 없다. 후이넘들은 타인을 존중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배려심과 도덕심이야말로 사회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발전하는 기본적인 원리임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다.

조나단 스위프트는 ‘걸리버 여행기’를 통해서 인간에게는 야후의 모습과 후이넘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으며, 18세기 당시 영국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취한 식민지 개척과 노예무역과 같은 모습이 후이넘보다는 야후의 모습을 더 닮아가는 것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자 하였다.

전 세계 도처에서 비이성적이고 비인륜적인 전쟁과 범죄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총기 테러도 발생하였다. 우리나라도 흉기를 사용하여 제3자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서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흉기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정서불안과 같은 심리적 요소뿐만 아니라 흉기에 대한 용이한 접근성 그리고 약물중독도 원인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인적인 이기심이 조장되고 공동체의 가치를 외면하는 공동체 의식과 윤리교육의 부재가 더 근본적인 원인일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후이넘 사회를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야후 사회를 지향하는 교육으로 변질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온통 야후만 넘치는 불안정하고 위험한 세상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시청사고’로 인해 안전시설 설치와 차량 브레이크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공동체를 위한 윤리와 도덕을 가르치고 회복하는 것이 더 급하고 중요해 보인다.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송영흡
코리안리재보험 전무


송영흡 david.song@korean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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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1 22:50:1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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