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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5월 5일 어린이날 ‘어른이’ 세상 |
‘어린이날’이 되면 떠오르는 기억 하나가 있다. 학교에서는 매해 어린이날 하루 전에 교내운동회를 열었다. 하얀 체육복을 입고 양쪽으로 갈라져 앉아 줄다리기 시합을 준비하던 중 호루라기 소리에 깜짝 놀라 혼자 일어난 적이 있다. 조용했던 공간에 목소리가 울리던 순간의 창피함은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이맘때가 되면 떠오르는 추억이기도 하다.
검은색 쫄바지에 검은 셔츠를 입고 춤을 추거나 단체로 음악에 맞춰 반 장기자랑을 준비하고, 선물로 받은 학용품을 자랑하며 교실에서 반장·부반장의 어머니가 돌린 빵과 우유를 먹었는데, 이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반복됐다.
어린이날이 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날 선물을 몇 살까지 받을 수 있는지 의견을 주고받는 글들이 올라온다. 누군가는 초등학생까지만 선물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도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어린이의 나이 규정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어린이는 18세 미만인 사람이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영아기, 유아기, 아동기로 나눠 구분하는데 6세부터 13세까지를 아동기로 판단하고 있다.
버스요금을 내는 기준에서 보면 어린이는 만 6세부터 12세까지다. 청소년은 만 13세부터 18세까지다. 즉 어린이의 나이는 하나의 기준으로 정하지 않고 대략 13세 미만(만 12세), 초등학교 6학년까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런 ‘어린이의 나이’가 보험업계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성인용 보험보다 보험료가 20%가량 저렴한 어린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성인용 상품과 동일하게 3대 질병(암·뇌·심장질환)을 보장하면서 진단비 한도가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속속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확대하고 있다. 만 35세(37세)까지 높아진 연령으로 ‘어른이보험’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메리츠화재는 ‘내맘같은 어린이보험’의 가입 가능 나이를 기존 30세에서 35세로 5세 높였다. 이와 함께 전이암 진단비와 관련한 특약도 추가했다. DB손해보험은 ‘아이러브플러스건강보험’의 가입 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상향하는 동시에 소액암과 유사암 진단비 담보를 추가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월 어린이보험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KB금쪽같은 자녀보험 Plus’를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로 가입 연령을 30세에서 35세로 확대했다. 또 중대사고 발생 때 납입해야 하는 보장 보험료를 면제해주는 납입면제를 총 11개로 늘렸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출생인구가 줄어들고 보험시장이 포화하면서 신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30대가 가입하는 어린이보험은 어린이보험이 아니라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간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가입자 부담 보험료가 오를 수 있고, 연령별 리스크를 세분화할 수 없는 등 기존 보장 내역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에도 어린이보험의 연령 확대 ‘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성인이 된 지 오래다 보니 어린이날은 그저 쉬는 날 중 하나에 불과하고 선물을 받는 것보다 주는 일이 많아졌지만 ‘어른이보험’ 덕에 ‘진짜 어린이’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한국보험신문=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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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raya21@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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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4 22:34:3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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