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칼럼 |
|
[보험 단상]공감능력 |
[한국보험신문]‘공주와 달’이라는 옛날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나라에 어린 공주가 살고 있었다. 공주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이 너무 갖고 싶어 왕과 왕비에게 하루 종일 달을 따 달라고 졸라 대기 시작한다. 왕과 왕비 그리고 신하들은 하나같이 왜 달을 딸 수 없는 지를 설명했다. 달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너무 크기 때문에 따 올 수 없다는 이야기로 공주를 설득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너무 달을 갖고 싶었던 공주는 달을 가질 수 없다는 말에 실망하고 병이 들고 말았다. 이 때 광대가 나타나 공주를 살려 낸다. 광대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
광대는 공주에게 달을 딸 수 없다는 설명 대신 공주가 원하는 달이 무엇인가를 물어보기 시작했다. “공주님, 달은 어떻게 생겼나요?”하고 광대가 물었다. 공주가 대답하기를 “달은 동그랗게 생겼지”라고 한다. “그럼 달은 얼마나 큰가요?”하고 묻자 “바보! 그것도 몰라? 달은 내 손톱 만하지. 내 손톱으로 가려지잖아!”라고 한다. 광대는 공주와의 대화를 통해 공주가 원하는 달은 손톱만큼 작으며 빛나는 구슬만 한 것임을 알게 되어 공주의 설명대로 달을 만들어 선물해 주었고 공주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병이 낫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 가면서 갖게 되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공감능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시사해 준다. 인간관계에 있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데 필요한 것이 ‘공감’이며, 오늘날의 조직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도 조직원 간의 ‘공감’이다.
국어사전에서는 ‘공감’을 ‘타인의 상황과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어원을 따져 보면 그리스어에서 나온 ‘sympathy’는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상태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공감을 형성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상과 주제를 잘 파악하는 것이다. 즉, 공감이란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인 반응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다차원적 개념으로 인지적 과정을 통해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그 감정을 경험하고, 실제로 행동해 봄으로써 그에 대한 공감이 원활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을 잘 관찰하거나 의견을 주의 깊게 들음으로써 상대방이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공주와 달의 이야기는 이러한 ‘공감’에 대한 많은 교훈을 준다. 광대는 공주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공주가 달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잘 파악했다는 것이다. 왕과 왕비, 신하들은 ‘달’이라는 개념을 자신이 생각하는 ‘달’과 동일시했지만 광대는 공주의 입장에서 ‘달’을 파악한 것이다.
공감과 관련된 또 다른 우화가 있다. 소와 사자의 사랑이야기이다. 소와 사자가 사랑에 빠졌다. 서로를 너무나 사랑했다. 사자가 소에게 선물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였다. 소는 먹지 않았다. 먹지 않는 소를 보며 사자는 너무 섭섭했다. 이번에는 소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풀이라면 사자에게 선물했다. 사자는 먹지 않았다. 먹지 않는 사자를 보며 소는 너무나 섭섭했다. 둘은 결국 헤어졌다. 돌아서며 한마디씩 중얼거렸다.
“나는 최선을 다했어.”
필자가 보험회사의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부분이 바로 ‘공감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보험사 지점의 관리자인 지점장과 보험설계사의 나이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져 30대 지점장과 60대 설계사가 표준 모델이 되고 말았다. 소위 1세대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사고방식, 생활습관, 사용언어 등 거의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이 동일한 과제와 목표를 위해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기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공감능력이다.
지점장은 설계사의 애로와 문제를 잘 경청하고 파악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어야 하고, 설계사는 지점장, 총무의 입장에서 조금 부족한 점이 있어도 이해하며 문제를 공유하고 같이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를 가질 때 지점은 활성화되고 성과가 창출 되는 것이다. 반면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참 어려운 상황이 된다. 또한 사업단장, 본부장 등의 선배들은 후배 지점장들의 고충을 잘 헤아려 공감능력을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요즘 언론에서 학교폭력과 관련된 기사를 종종 보게 된다.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학교 폭력 가해자로 몰려 퇴출되는 사례가 바로 그것인데 가해자로 몰린 당사자가 인터뷰나 반성문을 통해 하는 말이 “그 친구가 그 정도 힘든 줄 몰랐다”라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공감능력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라 생각된다.
그리스 마케도니아 알렉산더 대왕의 일화이다. 무더운 여름철 페르시아군을 쫓아 강행군을 하면서 알렉산더 군대 모두가 지치고 목말랐다. 때마침 그 곁을 지나가던 농부가 양가죽에 담긴 물을 알렉산더 대왕에게 바쳤다. 그 물통을 받아 든 알렉산더는 잠시 생각한 후 그 물을 땅에 쏟아 버렸다. 물을 쏟아버린 그의 행동은 모든 병사들에게 물을 마신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 병사들의 입장을 공감한 알렉산더 대왕의 공정한 리더십이 빛나는 대목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보험설계사들의 고객 방문도 쉽지 않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보험사와 판매자의 책임이 더 강화되는 등 보험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보험사와 영업현장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능력’을 더욱 발휘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덕출
경영학 박사
보험 칼럼니스트
|
김덕출 보험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c)한국보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1-04-11 23:49:36 입력.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