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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죽였다’서 보험범죄 다뤄… “보험사기 경각심 일깨워” |
보험업계, 보험금 노린 살인사건 방영에 이목 집중
지난해 살인·상해 고의사고 적발 인원 211명 늘어
MBC와 STUDIO X+U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에서 ‘엄 여인 보험 연쇄 살인사건’을 방영하며 주범인 엄인숙의 얼굴이 처음 공개되면서 보험사기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앞서 5월 20~21일에 방송한 3화에서는 가평계곡 살인사건 범인 이은해의 옥중 편지와 변론서를 일부 공개하며 보험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엄 여인(본명 엄인숙) 보험 연쇄 살인사건’은 지난 10~11일 방영됐다. 엄인숙은 19년 전 보험금을 노리고 가족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범인이다. 당시 29살에 불과한 엄인숙은 2000년부터 5년간 3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상을 입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엄인숙 두 번째 남편의 시누이는 “딱 보자마자 예뻐서 놀랐다. 지나가면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봤다”고 첫인상을 떠올렸다.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는 “부잣집 딸처럼 고급스러워 보이는 미인형이었다”라고 말했고 프로파일러 역시 “잔혹한 행위에 비해 신뢰감을 주는 타입의 얼굴이었다”며 “친절한 말투와 자신이 가진 후광을 무기로 이용한 범죄자였다”고 말했다.
엄인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보험설계사로 일했다. 그는 이후 2번 결혼하며 남편들을 모두 약을 먹여 살해했다. 또 그는 살인 의심을 피하기 위해 남편과 영혼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자신의 오빠에게는 우울증 치료제를 먹인 후 눈에 염산을 부어 실명 시켰고 병실에 있던 오빠를 죽이려다 실패했다. 자신의 친어머니한테는 눈을 바늘로 찔러 실명을 시켰으며 자신이 살던 집에도 불을 질러 집주인을 죽이고 지인들을 실명시켰다. 그는 보험금 총 4억9000만원을 받았으며 받은 돈은 유흥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가평계곡 살인사건의 이은해 또한 피해자 명의로 5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해 피해자 사망 때 8억원의 사망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게 준비했으나, 보험료를 미납해 실효와 부활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복어 독을 피해자에게 먹이고, 낚시터 물에 빠뜨리는 등 살인 시도가 여러 차례 반복한 정황이 드러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방영된 엄인숙이나 이은해처럼 보험금을 노리는 살인사건은 보험범죄의 경각심을 일깨웠다”면서 “보험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미래에 자신이나 가족이 아프거나 피해를 입었을 때 경제적 손실을 보상해 주는 인생의 동반자 같은 존재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보험범죄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1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6억원 늘었다. 엄인숙과 이은해와 같은 유형의 고의 사고 중 살인·상해 사건은 지난해 84억원이 적발됐다. 이는 보험사기 적발금액 전체의 0.8%에 해당하며 2022년 58억원보다 26억원 증가했다. 적발 인원으로는 2022년 52명에서 2023년 263명으로 211명이나 늘었다.
살인·상해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적장애인 사촌에게 지속적인 상해를 가해 급성 신부전에 걸리면서 사망한 사건, 남편 눈을 찔러 후유장해 보험금을 청구한 사건, 채무자가 돈을 갚을 수 없어 고액의 상해보험을 가입하고 신체 부위를 절단시키고 나온 보험금으로 채무를 변제한 사건 등이 있다. 하지만 보험금을 목적으로 저지른 살인이나 상해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무죄를 받는 경우도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통 보험범죄에서 살인·상해의 동기는 보험금 편취가 대부분”이라며 “이때 인과관계를 이끌어낼 자백이나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 무죄 판결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는 선량한 보험가입자에게 전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험범죄의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보험신문=권기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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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백 baeking@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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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7 04:23:2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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