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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보험]다산·풍요·지혜의 아이콘… 보험업계도 ‘래빗 점프’ 기대

토끼는 지혜와 영민함으로 난관을 극복해가는 상징
‘두 마리 토끼’라는 말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의미
가축재해보험, 자연재해로 인한 토끼농가 피해 보상


[한국보험신문=박상섭 기자]2023년 올해는 계묘년(癸卯年)으로 육십갑자의 40번째에 해당한다. 계묘년의 ‘계(癸)’는 흑색을, 묘(卯)는 토끼를 의미해 검은 토끼의 해가 된다. 토끼(卯)는 십이지의 네 번째 동물로, 토끼해는 육십갑자에서 을묘(乙卯), 정묘(丁卯), 기묘(己卯), 신묘(辛卯), 계묘(癸卯) 순으로 순환한다. 십이지의 토끼는 시간적으로 새벽을 열어가는 5~7시이다. 달로는 음력 2월을 지키는 시간신이고, 방향으로는 정동(正東)을 나타낸다.

토끼는 기후, 풍토에 대한 적응력이 강해서 전 세계에 30종이 서식하고 있다. 토끼는 굴을 파고 사는 굴토끼류(穴兎類)인 ‘집토끼(Rabbit)’와 굴을 파지 않고 사는 멧토끼류(野兎類)인 ‘산토끼(Hare)’로 크게 나눈다. 토끼가 가축화된 시기는 확실하지 않지만 유럽 남부지방에서 시작해 널리 퍼진 때는 15~16세기경으로 추정된다. 집토끼의 경우 우리나라에는 1900년대 일본으로부터 수입돼 사육하기 시작했다.

예로부터 토끼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다. 재앙을 물리치는 영물로도 알려져 ‘동국세시기’에는 정월 첫 토끼날인 상묘일에 ‘톳실’이라 하여 새로 뽑은 실을 주머니 끝에 매달면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또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말처럼 토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는 의미도 지닌다.

이처럼 우리 문화에서 토끼는 약한 동물로 상징되지만, 임기응변(臨機應變)의 지혜와 꾀를 부려 위기를 극복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우리 선조들은 달 속에서 불로장생의 약 방아를 찧는 토끼를 그리며 근심 없는 이상세계를 꿈꾸기도 했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구토설화(龜兎說話)’에는 토끼가 거북의 꾐에 속아 용궁으로 끌려가 간을 뽑힐 처지에서 번뜩이는 기지로 절체절명의 순간을 극적으로 살아온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고대소설 ‘별주부전’에서 토끼는 꾀를 부려 강한 자를 물리치는 영리한 존재로 등장한다. 토끼는 다른 민담에서도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호랑이에게 얼음판에 꼬리른 담그게 해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다고 속이고 얼어 죽게 만드는 영특한 동물로 묘사된다.

민화에서는 한 쌍으로 된 두 마리의 토끼가 자주 등장한다. 이 두 마리의 토끼는 금실 좋은 부부처럼 다정하고 화목한 관계를 상징한다. 실제 토끼는 무리를 이뤄 생활하는 동물로, 귀여운 외모와 달리 혼자 있으면 불안감을 느껴 수명이 단축되고 예민해져 폭력성을 띤다.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을 때 흔히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표현한다. 원래 속담은 ‘토끼 두 마리를 쫓다가는 다 놓친다’라는 의미로 부정적인 개념이다. 그러나 현대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다’와 같이 한 번에 두 가지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다. 새로운 시대적 사고 발상으로 ‘두 마리 토끼’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고 할 수 있다. 다산과 풍요, 지혜와 민첩함을 지닌 토끼처럼 2023년은 위기를 현명하게 돌파해 건강과 풍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를 기원해 본다.

■토끼와 사자성어

토끼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사자성어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이다. 교토삼굴은 꾀가 많은 토끼는 숨을 수 있는 굴 세 개를 파 놓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뛰어난 재주로 잘 숨어 재난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수주대토(守株待兎)는 그루터기에 걸려 목이 부러져 죽은 토끼를 생각하며 그곳에 다시 토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우매한 농부를 뜻한다. 어떤 착각에 빠져, 되지도 않을 일을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한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은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뜻이다. 토사구팽은 필요할 때 중요하게 쓰고 필요 없으면 매정하게 버리는 비정한 인간 세상을 비유하는 용어로 자주 사용되는데 동병상련의 역발상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호사토비(狐死兎悲)는 여우가 죽으니 토끼가 슬퍼한다는 뜻이다. 호사토비에는 두 가지 해석이 있는데, 하나는 남의 처지를 분석해서 자기에게 미칠 영향을 면밀히 헤아려 슬기롭게 행동하라는 교훈으로, 다른 하나는 생태계에서 상생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토각귀모(兎角龜毛)는 토끼의 뿔과 거북이의 털을 뜻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비유하는 용어로 소비자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즐거움을 주고 대체 불가능한 상품을 개발해 수요를 창출한다는 의미로 재해석될 수 있다.

■토끼에 관련된 지명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 2011년 기준 우리나라 154만여개의 지명 중에서 토끼와 관련된 지명은 158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국의 지명 약 154만개 중 토끼 관련 지명은 158개로 전라남도가 38개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경상남도 28개, 충청남도 20개, 경상북도 17개 등의 순이었다. 지명의 종류별로는 마을 명칭이 74개, 계곡 명칭이 24개, 섬 명칭이 19개, 산 명칭 14개 등이 있다.

글자별로 살펴보면 충남 논산시 은진면 방축리의 고개이름 ‘작은토끼재’와 같이 ‘토끼’가 들어가 있는 지명은 81개, 지명의 한자에 토끼 토(兎)자가 들어가 있는 지명이 39개, 토끼 묘(卯)자가 들어가 있는 지명이 6개가 있었으며, 그밖에 지명에는 토끼를 의미하는 글자가 들어가 있지는 않으나 지명의 유래에 토끼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지명이 32개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치는 다르지만 ‘토끼골’이라는 지명은 경북 안동시 일직면 구미리를 비롯해 전국에 15곳에서 사용하고 있어 ‘토끼골’이 토끼 관련 지명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토끼섬’이라는 명칭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를 포함해 전국 14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래별로 살펴보면 전남 영광군 홍농읍 단덕리에 있는 마을의 명칭 ‘토골’처럼 지세가 토끼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지명은 77개로, 그 중에는 토끼가 달을 바라보는 모양, 토끼가 달을 물고 있는 모양 등 토끼와 달을 연관 지은 유래를 가진 지명이 많았으며 그 외에 토끼가 실제로 존재해 유래된 지명 또는 설화를 바탕으로 생긴 지명 등이 있다.

토끼 모양을 묘사한 유래 77개 중에 옥토끼가 보름달을 바라본다는 지형인 ‘옥토망월형(玉兎望月形)’은 풍수가들이 일컫는 명당의 하나로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토산리의 ‘토산’, 경북 안동시 남선면 원림리의 ‘토갓’, 전남 보성군 벌교읍 지동리 ‘퇴산’ 등 21개의 지명이 이러한 유래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토끼들이 자주 나타나거나 많이 살아서 유래된 지명도 있는데 충북 음성군 생극면 팔성리 ‘토끼실’은 동네 뒷산에 토끼가 많이 살아 유래됐으며, 전남 신안군 신의면 하태동리 ‘토도’는 예전에 토끼를 기르던 섬이라 해, 경북 성주군 금수면 후평리 ‘토구재’는 토끼가 자주 다니던 길목의 고개라 해 유래된 지명들이다.

일반적으로 토끼는 지혜가 많고 영민하며 귀여운 동물로 알려져 있다. 동물학자에 따르면 토끼는 꾀가 많고 영특해 위기상황에서 번뜩이는 지혜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동물이라고 한다. 올해 보험업계에는 토끼의 이같은 긍정적인 본성에 검은토끼의 상징인 다산과 풍요가 넘치기를 기원한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23’에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지혜로 토끼처럼 뛰어올라야 한다는 의미로 ‘래빗 점프(Rabbit Jump)’를 올해 키워드로 꼽았다. 이에 올해 보험업계는 다산을 상징하는 토끼띠 해를 맞아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지혜로 토끼처럼 뛰어오를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의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박상섭 bbakddol@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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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8 23:57:3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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