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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소비자도 놀랄 것”… 금소법 맞추다보니 필요한 서류만 75장 |
청약과정에서 동의서·비교안내서 등 상품별 10~20장 늘어
차보험·일반보험 비대면 영업하는 설계사는 서명방식 고민
“사소한 실수에도 높은 과태료 물려 고객 만나기 두려워”
[한국보험신문=류상만 기자]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후 영업현장 보험설계사들의 가방이 더 무거워졌다. 정보제공 동의서와 상품비교안내 설명서 등의 추가로 청약관련 서류가 30~40장에서 65~75장으로 1.5 배 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설계사들은 “늘어난 청약관련 서류가 보험영업 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지난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최근 금소법에 맞춰 청약서와 상품설명서 등 필요한 서류를 새로 제작해 영업현장에 배포했다. 한국보험신문이 금소법을 반영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등 주요 10개 생·손보사의 주력상품 청약관련 서류를 분석한 결과 한화생명 건강보험의 경우 무려 75장에 달했다. 기존에 비해 20장 늘어났다. 교보생명 변액보험도 73장으로 많았고, 그밖에 손보사 건강보험도 60장 정도 됐다. 동양생명 간편 심사보험이 가장 적었지만 42장으로, 대부분 청약관련 서류가 금소법 시행 전보다 10~20장 많아졌다. 이는 적합성, 적정성 등 6대 판매원칙 의무화에 따른 고객과 설계사 간 향후 분쟁에 대비해 각종 동의서와 설명서 등 관련 서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청약관련 서류가 부쩍 두꺼워졌다. 이들 상품의 경우 민원다발과 고난도 투자상품 적용으로 고객동의서, 개인신용정보처리동의서, 비교안내계약서가 추가됐다.
감독당국은 이처럼 청약관련 서류가 늘어난 것에 대해 보험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선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보험소비자의 예측하지 못한 피해 구제와 보험상품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생명보험협회에서 보험사 사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금소법 시행에 따른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일련의 변화가 단기적으로 보험사와 설계사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보험산업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영업현장에서는 두꺼워진 청약관련 서류 때문에 혼란스럽다. 특히,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을 비대면으로 판매하는 설계사들은 일을 그만둬야 하는지 고민할 정도이다. 대형 손보사 대리점 소속 A씨는 “여행자보험 같은 일반보험의 판매수수료는 건당 몇천원 수준이다. 자동차보험도 애써 팔아봤자 평균 5만원 선이다. 비대면 영업은 소액 다건 위주가 주류인데, 금소법 규정대로 하면 개별 계약자를 만나 상품별 비교동의서를 일일이 받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계약을 성사시켜도 발품값이 안나온다”고 한탄했다.
장기보험 위주로 영업하는 설계사들도 불만이다. 대형 GA 더블유에셋 설계사는 “현행 규정에도 상품설명서 등 추후 분쟁에 대비한 서명란이 있는데 동의서 사인 2~3개를 추가한다고 해서 불완전판매가 개선될 것 같지 않다. 감독당국이 영업현장 현실을 반영해 청약관련 서류를 간소화할 수 있는 개선책을 찾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업현장은 금소법 시행으로 크게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지점장 등 영업관리자들이 조회 때마다 설계사들에게 “금소법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당당하게 고객을 만나라”고 격려하지만 10배 가량 높아진 과태료 규정을 떠올리면 지점장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영업현장에서는 감독당국과 보험업계에 설계사의 혼란을 잠재울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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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상만 ysm5279@insnews.co.kr
[저작권자 (c)한국보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1-04-12 01:31:12 입력.
최종수정 2021-04-12 13: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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