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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설계사 블랙리스트’ 만든다 |
‘모집정보조회시스템 구축’ 불량설계사 관리
업계 “고객은 물론 설계사에게도 절실” 환영
설계사 “장기근무할 수 있는 환경조성 먼저”
1994년 생보사가 6개사에서 33개사로 늘어나면서 보험설계사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당시 신설사의 경우 영업소당 실가동 설계사가 3~4명에 불과한 곳도 많았다. 이 때 영업실적에 압박을 받는 관리자들이 선택한 방법은 ‘설계사 스카우트’였다. 과거 실적에 따라 지원금을 주고 개별적으로 설계사들을 데려오기도 했지만 집단적으로 몽땅 끌어오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일례로 A사 서울의 한 영업국은 150명의 설계사 중 100여명이 B사로 이동하는 바람에 폐쇄되기까지 했다. 이때부터 이른바 ‘철새 설계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됐다. 심지어 6개월마다 회사를 이동하면서 정착지원금을 받는 설계사들도 있었다.
철새 설계사는 낮은 정착률, 불완전판매로 이어지며 악성민원의 주요 창구가 되고 있다. 이들에게 계약자 관리는 뒷전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설계사 등록 말소 후 재등록 요건 강화 등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금융당국에 대책 마련을 호소해왔다.
금융감독원은 10일 금융상품의 완전판매문화 정착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 근절을 2014년 중점 과제로 추진키로 하고, 이를 위한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보험 설계사에 대한 모집정보 조회시스템이 구축된다. 설계사의 품질보증해지건수, 민원해지건수, 계약무효건수 등 법규위반 내역 등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모집질서 위반행위 및 불완전판매 야기 가능성이 큰 보험 설계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모집정보 조회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활용해 보험 설계사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마련한 뒤 평가지표를 통해 보험회사의 보험설계사 위촉업무, 모집조직 관리 및 내부통제 등에 활용하게 된다.
금감원의 이같은 방안에 대해 에이플러스에셋 조영삼 상무는 “철새 설계사의 무분별한 이동은 고객, 보험사, GA업계 뿐만 아니라 철새 설계사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뒤늦은 감이 있지만 모집질서 정상화를 위해 당국의 이같은 조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도 “철새 설계사는 모집질서 문란 뿐만 아니라 관리비용 증가, 탈락 설계사의 수수료 환수로 인한 보험사와 설계사간 갈등 등 많은 문제점을 유발했다”면서 “시스템이 정착되면 금융업계 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보험민원도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계사들도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외국 생보사 설계사는 “지금까지 지점의 설계사 육성시스템은 설계사를 육성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낸 설계사를 데려와 단기적 실적을 내는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설계사도 주변에서 얼마를 받고 어디로 이동한다는 말을 들으면 흔들리는 등 설계사의 잦은 이동으로 인한 폐단이 많았다. 이번 기회에 많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업경력 10년차로 최근 신설 GA로 옮긴 설계사는 철새 설계사가 먹튀 설계사로 전락하는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설계사들의 이동이 잦은 근본적인 이유는 설계사 동기부여 수단이 ‘돈’ 밖에 없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설계사 육성시스템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업은 하면 할수록 노하우가 쌓이기보다 지쳐가는 직업일 수 있다”면서 “내부 직원은 영업이 힘들면 인사 시스템에 의해 자리를 이동하면 되지만 설계사는 다른 방법이 없어 스카우트비를 받고 회사를 옮기면서 피로감을 해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철새 설계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모집정보 조회시스템 구축을 통해 불량 설계사를 솎아내는 작업 뿐만 아니라 설계사들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먼저라는 것이다.
설계사들은 보험사와 금융당국에 수당구조를 장기근속 설계사들에게 유리하도록 개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설계사 이동의 가장 큰 이유가 수당인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설계사의 장기근속을 지원하는 교육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설계사들은 “이번 조치가 철새 설계사에 의한 사업비 누수를 막고 민원감소에도 최대한의 효과를 보려면 당사자인 설계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류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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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승 ysm5279@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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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4 01:05:2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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