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손 손해율 다시 악화… “비급여 지출 증가 탓”
전체 56.9% 비급여… 보험손익 -2조원으로 6년째 적자
금융당국, 비급여 항목 중심으로 과잉진료 등 관리 ‘총력’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의 보험손익과 손해율이 개선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비급여 항목을 중심으로 실손보험의 관리·감독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17곳(생보 7곳, 손보 10곳)의 실손보험 보유계약은 총 3579만건으로, 1년 전(3565만건)과 비교해 14만건(0.4%) 증가했다. 계약 비율은 손보사가 83.06%로 생보사(16.93%)보다 4.9배 많았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생보사 계약 비율은 줄고, 손보사는 늘었다.
보험료수익은 14조4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544억원(9.5%) 증가했다. 보험료수익에서 손해액과 사업비를 제외한 보험손익은 -1조9738억원으로 2018년 이후 6년 연속 적자이다. 연도별로 2021년 -2조8581억원, 2022년 -1조5301억원으로 2022년 반등 조짐을 보였지만 지난해 손익이 4437억원 줄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손해율은 103.4%로 전년(101.3%) 대비 2.1%포인트 늘었다. 보험상품별로는 3세대 손해율이 137.2%로 가장 높았으며 4세대(113.8%), 1세대(110.5%), 2세대(92.7%) 순이었다. 특히 3세대와 4세대 실손 손해율이 전년 대비 각각 18.5%포인트, 22.3%포인트 증가했다. 출시 후 5년간 보험료 조정에 제한을 받는 규정상 3·4세대 실손이 전체 손해율 인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급여 실손보험금은 8조126억원으로 전년(7조8587억원) 대비 2.0% 늘었다. 전체 비급여 실손보험금 중 비급여 주사료(병·의원급)와 근골격계질환 치료(도수치료 등) 비중이 각각 28.9%, 28.6%로 가장 많았다. 금감원은 코로나 방역조치 완화 후 호흡기 질환 등이 증가하면서 비급여 주사료 비중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비급여 보험금의 증가 추세를 경계하고 있다. 금감원은 무릎 줄기세포 주사(골수 흡인물 무릎주사) 등 신규 비급여 항목이 계속 출현하면서 전체 실손보험금 중 비급여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체 실손보험금 지급금(14조813억원) 중 56.9%가 비급여로 지출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7일부터 오는 17일까지 금융위·금감원을 대상으로 실손 및 자동차보험 이용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 특히 비급여 지급 현황을 중심으로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 문제 파악에 나서, 감사 결과에 따라 실손 제도의 개선 향방이 제시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7일 금융위·금감원이 공동 출범한 ‘보험개혁회의<사진>’에서도 실손보험 개선 필요성이 언급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과잉진료와 급격한 보험료율 인상 등 현행 실손보험의 문제를 지적하며 관계기관 간 의료개혁과 연계한 상품개선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또 금감원은 오는 7월부터 4세대 실손에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차등제를 적용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보험신문=손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