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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도원의 ‘판례 속 보험 이슈’<20>]골프장의 소비자 무시 횡포 근절돼야 |
[한국보험신문]골프인구 폭증으로 골프장과 회원들간의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문제는 높은 가격을 주고 회원권을 산 회원들에 대한 대접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일부 골프장은 주말이나 황금 시간대에 부킹이 어려운 것은 물론 회원들에 대한 혜택을 일방적으로 축소하는 것도 모자라 심한 경우 회원에 대한 자격을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모두가 수요가 공급을 현저하게 넘어서다 보니 골프장들이 이익 극대화에만 눈을 돌려 일어나는 일들이다. 회원들이 항의라도 하면 “회원권을 팔고 탈퇴하라”는 말까지 듣게 된다고 하니 딱한 노릇이다.
골프장 회원권은 예탁금회원제, 주주회원제, 사단법인회원제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국내 골프장의 경우 회원 가입 시 일정 금액을 예탁하였다가 탈퇴 등을 할 때 그 예탁금을 반환받는 예탁금 회원제가 대부분이다.
법원은 예탁금 회원제가 회원과 골프장 사이의 계약상 권리·의무관계로 보고, 회원권 회칙은 불특정 다수의 입회자에게 획일적으로 적용하기 위하여 골프장이 제정한 것으로서 약관의 성질을 가진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70884 판결) 즉, 골프장은 회원에게 회원권 내용에 따른 시설제공 의무가 있고, 골프장 회원권의 확인서나 약정서는 약관에 해당하는 만큼 내용이 불분명한 경우 사업자인 골프장에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법원은 골프장과 회원간의 분쟁들에 대해 주로 골프장 측의 일방적 처분 등을 문제삼아 회원들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천지방법원(2019가합64036 판결)은 골프장 회원들이 골프장을 상대로 낸 그린피 및 회원 혜택 조정조치 무효 확인소송에서 골프장에 대해 “회원들에게 시행한 그린피 및 회원 혜택 조정 조치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 골프장 회원들은 매월 3회 주말·공휴일 부킹(예약)을 보장받고, 평일·주말 모두 그린피(입장료)와 카트 사용료를 면제받으며 동반한 비회원은 그린피를 50% 가량 할인받는 혜택을, 정회원이 지정한 지명회원 3명은 평일 그린피를 면제받는 혜택 등을 조건으로 8억5000만원~10억원에 달하는 입회금을 내고 골프장 회원 가입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골프장이 갑자기 회원들에게 ‘정회원 동반 비회원 그린피 50% 할인’과 ‘지명회원 평일 그린피 면제’, ‘지명회원 동반 비회원 평일 그린피 30% 할인’ 혜택 중 일부를 폐지하겠다고 통보하자 회원들은 “골프장이 개별 승인을 받지 않고, 폭리를 취하고자 회원들의 혜택을 폐지했다”며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골프장 운영사에 약관상 회원 혜택을 단독으로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해석한다면 이는 회원들에게 신뢰를 침해하는 중대한 불이익”이라 밝히고 “회원들이 계약 당시 골프장 회원 혜택이 향후 임의 폐지·축소될 수 있음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혜택 축소 조치는 회원들에게 개별 승인을 얻지 못한 이상 무효라고 판단했다.
한편 골프장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일방적으로 회원권의 혜택을 줄인다면 계약상 권리·의무 관계의 위반으로 보아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민법 제390조)도 존재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무기명 골프 회원권 회원임에도 예약 신청한 시간에 예약배정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예약 신청이 거절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 사안에 대하여 골프장은 회원들에게 회원권의 내용대로 시설제공 의무가 있고, 약정 횟수만큼 이용을 보장하지 못하였다면 골프장 측에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회원들이 몰리는 요일이나 시간대에 예약 경쟁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골프장이 이를 예상하여 원하는 시간에 골프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회원에 대한 대책도 미리 세웠어야 한다고 보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5. 26. 선고 2019가단5283544 판결)
무기명 골프 회원권을 가진 회원에게 약정 횟수만큼 이용을 보장하지 못한 골프장 측에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항소심 판결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2021나37047) 민사부는 무기명 골프 회원권을 양수한 회사가 골프장 운영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골프장은 회원권 양수회사에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대법원은 골프장 특별회원 입회 약정을 맺은 A사가 골프장 운영사인 B사를 상대로 낸 회원지위확인청구소송(2021다21488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골프장이 이용계약이 만료되는 회원들과 일방적으로 재계약을 하지 않으려는 행태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처럼 회원 승인 없는 일방적인 골프장의 혜택 축소는 계약상 권리·의무 위반으로 채무불이행책임이 존재하는 것으로, 골프장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 회원권의 혜택을 축소하는 것은 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 이제는 골프장도 과다한 욕심과 소비자를 등한시하는 태도를 버리고 추운 겨울에 대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장준형 변호사
법무법인 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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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형 jhjang@dowo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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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3 23:21:2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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