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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노인의 ‘청춘’ 돋보인 서울국제노인영화제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미국의 시인 시어도어 로스케(Theodore Roethke)의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은교’의 명대사로 널리 알려진 문구다. 최근 ‘제16회 서울국제노인영화제’에 참석한 기자가 감상한 모든 영화를 관통하는 ‘한 줄 감상평’을 남긴다면 이 문장을 인용할 것이다.

2008년 시작된 서울국제노인영화제는 올해로 16회를 맞았다. 기자는 영화제 규모가 매년 확장하며 청년으로 성장하기까지 그 존재를 몰랐으나, 영화제를 주최한 서울노인복지센터와의 연락을 계기로 이번 영화제에 처음 참석했다. ‘늙지 않은 노인; 당신과 나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이번 영화제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재 영화관에서 열렸다.

기자는 10개의 단편경쟁 부문 중 ‘돌봄에 대하여’와 ‘사각지대’를 관람했다. 먼저 ‘돌봄에 대하여’는 치매 등 질환을 앓는 노인의 고통과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이 느끼는 고충을 동시에 담아낸 영화 4편(추수, 엄마의 시간, 아버지와 나, 다정 씨 2.0)으로 구성됐다.

‘돌봄 노동을 하는 AI 로봇이 존재하는 미래는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다정 씨 2.0’은 인간과 동일한 외형을 가진 가정용 노인돌봄로봇 ‘다정 씨’에게 깊은 가족애를 느끼는 어머니의 아들 ‘준호’ 시점에서, 자신이 어머니를 자주 찾아보지 못하는 동안 어머니와 가족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로봇에게 느끼는 두려움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사각지대’에는 노인을 부양하는 가족들이 당면한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개인을 넘어 사회 차원의 책임은 무엇인지 관객에게 되묻는 영화 4편(들어보지 못한, 벌레, 모과향, 그냥 열심히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지)이 모였다.

‘그냥 열심히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지’는 아픈 남편 ‘태완’을 돌보기 위해 성실히 일하는 아내 ‘현자’가 맞닥뜨린 사회보장제도의 한계를 조명한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소득이 생겨 의료급여 수급 기준을 9000원가량 초과했다는 이유로 의료급여 심사에 탈락한 현자의 망연자실한 모습을 비춘 영화는 노인복지를 위한 각종 제도의 허점을 드러내 보인다.

각 부문의 GV(Guest Visit)에 참여한 기자는 영화의 연출진 또는 배우로 참여한 노인들의 눈빛에서 반짝이는 청춘을 볼 수 있었다. 어르신영상동아리 회원들이 직접 참여·제작한 영화 ‘엄마의 시간’에는 상업영화의 화려한 연출이나 편집 기술은 없었지만, 노인 자신의 이야기를 현실 그대로 반영함과 동시에 노인이 될 미래 세대에게 ‘내가 영화 속 인물이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했다.

영화제 출품작이 노인 제작자에게 한정되지 않은 점도 인상적이었다. 청년 감독들이 제작한 ‘청년 부문’ 작품들은 노인 문제에 대해 세대 간 구분 없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우리나라는 내년이 되면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인구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이번 서울국제노인영화제처럼 청년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노인을 조명한 다양한 문화의 장이 열리길 기대하며, 기자를 포함한 전 세대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초고령사회를 받아들이길 바란다.


[한국보험신문=손민아 기자]
손민아 alsdkqg@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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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9 23:15:1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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