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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으로 주택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 중국 지방정부 ‘과감한 시도’ 눈길 |
후난성 헝양시, 주택가격안정보험 · 주택인도보증보험 도입
주택 공급과 구입 과정에서 돌출할 수 있는 위험 최소화 기능
“보험비용 소비자에게 전가 주택 구입자의 부담 늘어날 수도”
중국의 한 지방 정부가 보험으로 주택 공급 문제 해결에 시동을 걸어 보험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주택 공급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최근까지도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주택 분양가를 임의대로 책정하거나 부실 시공 혹은 공기 지연으로 약정 기일 내에 주택을 인도하지 못한 채 야반도주하면서 내 집 마련에 목숨을 거는 소비자들을 울리곤 했다. 수 년 전부터 이와 같은 문제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강력한 제약을 가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얼마 전 후난성 헝양시 인민정부는 유효기간 2년의 ‘부동산 시장 안정 발전 촉진에 관한 약간 조치’(이하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상품주택 판매 면적 계산방식의 개선, 개인 주택 대출이자 하한선 폐지, 계약금 납입 비율 하향 조정, 주택공적금 대출 한도 인상 등 대부분 부동산 시장 지원 정책을 담고 있다.
조치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부동산 보험 배상업무 지원’ 조항이다. 해당 조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보험회사가 ‘주택가격안정보험’과 ‘주택인도보증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부동산 개발업자가 해당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주택구입자에게 위험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책의 시행 및 관리감독 기관은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헝양감독분국과 헝양시 주택도시농촌건설국이다. 이로서 헝양시는 중국 최초로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보험 가입을 장려하는 지방 정부가 됐다.
중국 내 신규 분양 주택의 인도 문제와 주택 가격의 하락은 부동산 시장을 침체의 늪으로 빠트리는 가장 큰 요인이다. 사실 주택 인도 지연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었을 당시 적잖은 전문가들이 보험을 감독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주택 공급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상쇄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현실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영된 것은 헝양시의 사례가 처음이다. 헝양시의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양징징 젠신재산보험공사 총 계리사는 “부동산 시장에서 공사가 중단되거나 입주가 지연되는 상황은 일부 부동산 개발업자가 빚으로 건물을 올리다가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분양을 하지 못하면서 발생하게 된다”며 “문제의 원인은 개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감독당국이 주택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자금의 조달 및 사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면서 주택 인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유도했지만 효과는 없었다”며 “만약 부동산 개발업자가 보험에 가입한다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다웨이 중원부동산 수석분석가는 ‘주택인도보증보험’이 부동산 시장에서 자금의 흐름을 감독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회사가 회계감사로 개발업자의 자금 사용에 대한 감독기능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주택구입자에게 공시한다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주택 인도가 지연되거나 불가능하게 되는 문제는 지방 정부가 감독을 철저히 하지 않거나 은행이 한도를 초과해서 대출을 해주기 때문인데, 이와 같은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주택인도보증보험의 보험료가 비싸질 수 밖에 없고, 최종적으로 보험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함으로써 결국 주택 구입자의 부담만 늘어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편, ‘주택가격안정보험’과 ‘주택인도보증보험’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보험상품으로서, 상품 개발 단계에서 주택 구입자가 과연 얼마를 손해 봤고, 손해액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산출해야 하며, 주택 인도 불가 상황이 발생하면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 또 지급해야 한다면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지를 객관적으로 결정하는 문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향후 지방 정부는 시장의 불안을 이용해서 부동산 투기에 가담하는 일부 투기꾼에게만 이익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필요하다면 보험의 힘을 빌려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주택가격안정보험’과 ‘주택인도보증보험’이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지, 반대로 주택구입자의 부담을 가중시킬지 지켜볼 일이다.
[중국은행보험보(베이징)=정회남 객원연구원]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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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회남 hnjung07@mof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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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9 23:34:0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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