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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벤처 스타트업을 가다]“성장기 아이 마음 읽어 ‘참사람’으로 키워낼 것” |
부모 자녀 소통 플랫폼 ‘오후 1시’앱, 돌봄 공백기 관리
자녀의 ‘자기주도적 삶’과 일하는 부모의 ‘나의 삶’ 지원
<강문영 해낸다컴퍼니 대표이사>
통계청 전망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르게 확장되는 저출산 추세에 정부는 지난 6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인구감소 대응안을 내놨다. 일·가정 양립 지원을 강화하고 교육·돌봄·주거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지난해 저출산 대응 예산은 총 47조원으로, 이중 일·가정 양립에 지원된 금액은 단 2조원뿐이었다(KDI 분석). 태어날 아이에 대한 지원이 집중된 가운데, 이미 학령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고민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워킹맘을 포함한 맞벌이 가정이 일과 삶의 균형 잡힌 성공과 성장을 해낼 수 있도록, 우리 자녀들이 스스로 해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참된 사람’으로 자라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돕겠다.”
‘묘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해낸다컴퍼니’가 나섰다. 해낸다컴퍼니는 국내 유일 맞벌이 부부의 자녀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오후 1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한국보험신문은 강문영 해낸다컴퍼니 대표이사<사진>를 만나 저출산 시대 화두에 대응하는 그의 경영 철학을 들어봤다.
■워킹맘으로서 고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오후 1시’
해낸다컴퍼니의 ‘오후 1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앱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자녀의 일정 및 위치를 관리하고 가족 간 관계 강화를 돕는 소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GPS 기반 지오펜싱(Geofencing)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위치추적 기능을 통해 자녀와 물리적으로 단절된 부모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동시에 자녀에게는 부모와 떨어져 있어도 항상 부모가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게 한다. 또한 메신저 교환 프로그램 ‘우리 가족 교환일기’를 통해 부모와 자녀 간 소통의 폭을 넓힌다.
‘오후 1시’ 앱은 워킹맘인 강 대표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강 대표의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당시 그는 TF(태스크포스) 리더를 맡고 있어 육아기 단축근로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하루는 자녀가 하교 후 휴대전화 전원을 켜지 않아 연락이 두절됐다. 강 대표는 “당시 집에 CCTV도, 집 전화도 없었기 때문에 아이 위치 파악이 되지 않아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그 일을 계기로 아이의 하교 후부터 내가 퇴근하기까지 발생하는 ‘돌봄 공백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자녀의 하교 후 안전을 확보하는 조치와 함께, 자녀가 스스로 하교 후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규칙적인 일정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정에 따라 자녀 위치를 추적해 주는 앱을 찾아봤다”며 “그런 앱이 없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오후 1시’ 앱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앱 개발 배경은 ‘오후 1시’라는 브랜드명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강 대표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는 하교를 시작하는 오후 1시부터 부모가 귀가하는 오후 7시까지 비자발적인 돌봄 공백기를 가진다”며 “자녀가 그 시간을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는 뜻을 담아 직접 브랜드명을 지었다”고 말했다.
‘오후 1시’ 앱은 지난달 22일 정식 버전이 출시됐다. 하지만 일찍이 MVP 버전을 운영할 때부터 업계로부터 개발 취지의 창의성, 서비스 디자인의 우수성 등을 인정받았다. 해낸다컴퍼니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W-스타트업 어워즈(제24회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예비창업자 중 최초로 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 본상을 수상했다.
‘오후 1시’ 앱의 서비스는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강 대표는 “현재 육아 지원 정책이 자녀 출산기와 미취학 아동 돌봄, 초등 저학년 자녀의 돌봄교실 등에 집중돼 있어 초등 고학년 자녀는 상대적으로 복지 그레이존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초등 고학년은 자녀가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로 섬세한 심리적 관리가 필요하고, 또 자기 주도성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시기에 자녀가 부모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후 1시’ 앱의 서비스 중에는 자녀가 매일 부모와 정한 미션 3가지를 수행하는 ‘매일 습관 만들기’ 기능이 있다. 이는 계획을 세우고(plan), 실천하고(do), 반성하는(see) 일정 관리 체계 ‘plan-do-see(플랜-두-씨)’를 기반으로 한다. 강 대표는 “인생은 플랜-두-씨의 사이클”이라며 “각 단계를 점검해 잘할 수 있는 건 계속해서 잘하도록 돕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는 훈련 과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앱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연구 자료를 찾아보면서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시간을 잘 관리한다는 사실을 배웠다”며 “공부가 아니더라도 자녀가 인생에서 해 보고 싶은 것을 스스로 주도함으로써 성공에 이르는 경험을 반드시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매일 습관 만들기’를 통해 자녀가 사소하더라도 규칙적으로 성공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오후 1시’ 확장성 무궁무진… 워킹맘의 ‘내 삶’ 탐색도 지원
해낸다컴퍼니의 사업은 ‘오후 1시’ 앱을 중심으로 향후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중고등학생도 사용할 수 있도록 앱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강 대표는 “중학생부터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중간·기말고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며 “이를 대비해 자녀가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체크리스트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오후 1시’는 부모 한 명에 자녀 여러 명이 매칭되는 구조로만 사용이 가능하다. 해낸다컴퍼니는 내년 중 조부모를 포함한 보호자 여러 명과 자녀 한 명이 매칭되는 구조를 포함하고, 부모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도 마련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커뮤니티는 워킹맘들이 소외되기 쉬운 교육 정보 등 전문적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녀의 글쓰기를 유도하는 일기 작성 공간도 구축한다. 자녀가 수기로 작성한 일기를 OCR(광학문자인식) 기능으로 인식해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강 대표는 “요즘 아이들이 릴스나 쇼츠 등 짧은 영상에 익숙하다 보니 영상이 2~3분만 넘어도 집중하지 못하고 긴 글을 읽지 못한다”며 “스스로 생각하고 짜임새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훈련을 시켜주고자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워킹맘 본연의 삶을 찾는 데도 주력한다. 강 대표는 “워킹맘도 ‘엄마’의 역할을 탈피해 개인적인 성장 욕구가 있는 한 인격체”라며 “자기개발 니즈가 큰 워킹맘들을 위해 커뮤니티를 비롯해 강연, 코칭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3~4년차 때 오프라인 워킹맘 센터를 개설해 점심시간을 활용해 상담 등 미니 클래스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 대표의 최종 목표는 오후 1시를 ‘사춘기 자녀 번역기’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자녀의 특정한 말과 행동에 대해 ‘우리 아이가 왜 그럴까’ 하는 부모의 궁금증과 걱정을 해결해주고 싶다”며 “현재 자녀 행동과 태도 패턴을 분석·예측하는 ‘자녀행동진단분석모델(가칭)’을 개발하는 중으로, ‘교환일기’로 쌓인 데이터베이스와 ‘자녀행동진단분석모델’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춘기 자녀에게 맞춤형 AI(인공지능)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해낸다컴퍼니는 지난달 18일 교보교육재단과 자녀 인성교육 프로그램과 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자녀 인성 함양을 위한 솔루션 개발 협력을 약속했다.
■교보생명의 ‘참사람 육성’ 이념 계승
해낸다컴퍼니는 교보생명이 운영하는 사내벤처 제도의 2기 팀으로 시작해, 지난 2월 최초로 독립 분사했다. 강 대표는 지난 2008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홍보팀, 신사업추진팀, 오픈이노베이션팀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며 교보생명 창립자(대산 신용호)의 기업가 정신과 경영 철학을 익혔다. 이는 해낸다컴퍼니의 설립·운영 기조에도 녹아들었다.
강 대표는 “교보생명과 해낸다컴퍼니는 교육으로 ‘참사람’을 길러내 세상에 이로운 가치를 전파하자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참사람이란 정직·성실한 성품을 갖추고 끊임없는 자기 성장을 추구하며, 자리이타(自利利他, 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일) 실천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는 성숙한 인격체로 교보교육재단의 인재상이기도 하다.
강 대표는 “교보생명과 비슷한 시기 설립된 회사들은 6·25전쟁 이후 나라를 복구하기 위해 자본을 쌓거나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등 이념에서 출발했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키우는 게 목표인 회사는 교보생명이 유일했다”며 “교보생명이 이 같은 ‘국민교육 진흥’을 이념을 바탕으로 교보문고와 교보교육재단을 설립했듯이, 나 또한 부모가 자녀를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오후 1시’ 앱을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강 대표는 “교보생명은 모든 사람이 다 같이 의견을 내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영하는 기업”이라며 “내 목표가 곧 회사의 목표이고 회사가 성공하는 방법과 동일한 ‘비전 경영’ 체제는 해낸다컴퍼니의 미션을 세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교보생명에는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라는 문화가 있다. 실패는 도전하는 과정의 일부일 뿐, 그 과정에서 얻는 교훈이나 경험이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것”이라며 “나도 임직원들에게 실패하더라도 일단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결국 ‘해낼 수 있도록’ 쉼 없이 도전할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사내벤처 최초 독립분사’라는 성공의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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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낸다컴퍼니는 지난달 18일 교보교육재단과 자녀 인성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강문영 해낸다컴퍼니 대표(왼쪽)와 최화정 교보교육재단 이사장이 협약식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보험신문=손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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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아 alsdkqg@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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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22:52:3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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