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튜버 최서연의 ‘책 먹는 여자’<3>]시도 안 하면서 핑계만 대지 마라
<오늘의 책>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한국보험신문]“세상 모든 것들이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훔칠 만한 것을 찾지 못하면, 내일 찾으면 되고, 다음 달에, 내년에 찾으면 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해도 매일 쏟아지는 신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같은 책을 두세 번 읽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필자는 이 책을 다섯 번이나 읽었다. 작가의 문체가 꾸밈없이 시원하다. 정사각형 모양의 책 디자인도 독특하다. 글은 적고 사진은 많아서 페이지를 넘기는 맛도 있다.
2019년 오스틴 클레온이라는 작가를 발견했을 때, 국내에 출간된 그의 책은 모두 절판된 상태였다. 전국의 중고 서점을 뒤져서 그 지역의 지인에게 구입을 부탁해서 받기도 했다. 몇 권은 쟁여놨다가 꼭 필요한 분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노란 표지는 ‘보여줘라, 아티스트처럼’이란 책이다. 정가 1만1500원인데 절판도서다. 중고 가격은 3만원이다. 오늘 소개할 ‘훔쳐라, 아티스트처럼’은 검정 표지다. 절판됐다가 2020년 상반기에 특별판으로 재출간됐다.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개정판을 구입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도 했다. 나만 읽고 싶었던 책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의 기분은 오묘하다. 내 안목을 인정받는다는 우쭐함도 있고, 많은 독자가 이 책을 읽고 나처럼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후자의 마음을 듬뿍 담아 계속 소개해보자 한다.
오스틴 클레온은 자신을 글 쓰는 아티스트, 창의적이며 기발한 텍스트와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한다. 그는 ‘뉴스페이퍼 블랙아웃’이란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종이 신문을 검정 사인펜으로 쭉 긋는다. 쓸 만한 명사나 동사는 지우지 않고 둔다. 두 단어를 문장으로 만들어 메시지를 전한다.
운영하는 독서 모임에서 작가의 방식을 따라서 작업을 해봤다. 한 개의 신문 사설에서 마음에 드는 단어만 찾아 메시지를 만들어보도록 했더니 멋진 문장이 탄생했다. 예를 들면 ‘꾸준히 교감하라’, ‘영원한 현역으로 활동하라’, ‘인내심으로 이겨나가는 희망의 메시지’ 등이다. 작가 덕분에 우리도 5분 만에 아티스트가 된 것이다. 그의 아이디어를 훔쳐서 말이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메시지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나는 주로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는가?’, 두 번째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까’이다. 부제처럼 죽어 있던 생각을 아이디어로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10가지 방법이 소개된다. 이 중 독서모임 회원들이 공통으로 좋아했던 구절 세 개를 소개한다.
34쪽 “그냥 시작해라.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43쪽 “처음에 우리는 각자가 우러러보는 히어로를 흉내 내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우리는 카피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126쪽 “질릴 만큼 꾸준히 하라. 이것이야말로 작품을 완성하는 유일한 길이다.”
‘훔쳐라, 아티스트처럼’은 아이디어는 넘쳐나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돕는 친절한 책이다. 어렵지도 않다. 2019년에 이 책을 만났으니 벌써 3년이 넘었다. 그사이 나도 조금은 아티스트로 성장한 듯하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기획해서 수강생들과 공저를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지리적 한계가 없는 온라인 세상에서 여러 플랫폼에 강의를 올려 시스템 수익도 올리고 있다.
책 마지막에 소개된 구절이다.
“시도도 안 하면서 핑계만 대지 마라. 당신이 가진 시간과 공간, 재료들만으로 바로 지금 뭐라도 만들 수 있다. 한계를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가라.”
즉, 핑계 대지 말고,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함께 생각해볼 질문
1.나는 주로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는가?
2.아이디어를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까?
※함께 읽으면 좋을 책
‘킵고잉’
(오스틴 클레온, 중앙북스, 2021)
‘아이디어 생산법’
(제임스 웹 영, 윌북, 2018)
최서연 대표
더빅리치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