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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꼰대와 어르신

[한국보험신문=전인엽 편집국장]요즘 지하철에서는 노인에게 자리를 내주는 젊은이를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기성 세대는 대개 젊은층의 경로(敬老)사상 부족과 최근 심화되고 있는 혐로(嫌老) 트렌드를 탓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누구에게 양보해야할지 헷갈릴 정도로 앞에 서 있는 노인 수가 많아진 것이 더 큰 원인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앞에 노인이 서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자리를 양보했다가 고맙다는 말은 커녕 험한 말을 듣는 ‘예의 바른’ 젊은이를 간혹 본다. 특히 그 노인보다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노인이 나이가 더 많거나 불편해 보일 경우 주변의 따가운 시선까지 감수해야 한다.

물론 드러내놓고 양보를 하지 않는 젊은층도 있다. 이들은 대체로 노인혐오(嫌惡) 성향이 강하다. 사실 우리나라 혐로 문제는 심각하다. 노인이 당사자인 사고나 추문(醜聞),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노인인 사건 기사에는 노인을 깎아내리는 갖가지 댓글이 따라 붙는다. 댓글을 보면 ‘어르신’이란 단어는 찾아볼 수 없고 한때 나이 많은 남자를 폄하하는 은어로 통했던 ‘꼰대’라는 말도 점잖은 축에 속할 정도로 위험 수위의 노인 비하 속어들이 난무한다.

필자는 젊은층의 혐로 트렌드를 비교적 수긍하는 편이다. 50대 후반의 필자도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횡단보도, 식당, 태극기부대 집회 등에서 보이는 일부 노인들의 뻔뻔하고, 도무지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추접하고 흉물스런 모습에는 짜증이 치밀어오르고 욕부터 치솟곤 한다. 지하철 노약자석에 빈자리가 없으면 일반석에 앉아있는 젊은이 앞으로 와서 발로 툭툭치는 노인을 볼 때가 있는데 정말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이런 노인들에게 정부는 기초연금액을 늘리고, 틀니나 임플란트 지원을 확대한다고 하니 가뜩이나 취업난에 시달리는 판에 사회보장비용 부담까지 지고 있는 젊은이로선 노인들이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그렇지만 일부 나이값을 못하는 노인들 때문에 우리나라 노인 전체가 ‘연금충(蟲)’이나 ‘틀딱충’(틀니를 딱딱거리는 노인) 낙인이 씌워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노인이 젊은층으로부터 ‘벌레’가 들어가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겪어온 세월만큼 당연히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꼰대 의식부터 버려야 한다. 사실 이번 칼럼에서 얘기하려는 것은 이런 유형의 노인이 아니다. 필자가 보기에 이들보다는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으려는 노인이 사회적으로는 더 큰 문제다. 주변을 보면 자신의 체력, 주량, 운동신경, 판단력 등을 과대평가하는 노인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꼰대 노인은 “왕년에 말이야~”, “내가 젊었을 때는” 등등 자신이 늙었음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반면 이들은 심신이 여전히 한참 때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물론 개중에는 나이에 비해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어르신으로 존경을 받는 노인도 적지 않다.

늙었음을 인정하지 않는 유형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은 초고령 운전자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 운전자가 유발하는 교통사고가 늘어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에도 96세 운전자가 후진하다 행인을 숨지게 하는 사고를 일으켜 충격을 던졌다. 또 고속도로를 30㎞의 초저속으로 주행하는 70대 운전자 때문에 50대 화물차 운전자가 추돌사고로 사망하기도 했다. 특히 70대 운전자의 경우 자신의 차가 받혔는데도 이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교통문제 전문가는 “노화가 진행되면 인지능력이나 반사신경 등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노인 운전자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노인 운전자의 운전능력을 정밀히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15년 2만3063건, 2016년 2만4429건, 2017년 2만6713건으로 꾸준히 늘고 전체 교통사고 중 노인 운전자 사고 점유율도 2015년 9.9%, 2016년 11%, 2017년 12.3%로 증가 추세다. 노인 운전자 사고는 본인과 피해자 및 그 가족은 물론이고 국가경제에도 큰 손실을 안긴다. 보험산업의 경우 급증하는 노인운전자 사고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서울시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교통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참여율은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한다. 이는 노인 운전자들이 노화로 인해 인지기능과 판단력, 대응능력이 떨어졌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이다.

혐로 트렌드가 심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노인들은 나이 많음을 벼슬로 내세우는 꼰대 의식도 버려야 하지만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도무지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 또한 내던져야 한다.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버려야 하고 놓아야 할 것을 아낌없이 버리고 과감하게 내려놓는 것이 어르신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전인엽
본지 편집국장

전인엽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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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4 22:39:5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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