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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디지털 보험시대 보험사 경영전략-소비자 중심 시각으로

[한국보험신문]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소소한 삶의 질과 방식은 물론이고 경제·사회·문화·정치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오고 구성원간 갈등과 긴장을 자아내는 등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 한국보험신문 주관으로 제13회 아시아 보험포럼이 열렸다.

포럼의 주제는 ‘디지털 보험시대 대면채널 판매문화 개선방안’으로, 특히 국내 보험업계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판매채널의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현장에 나와야만 하는 주제발표자와 토론자, 주최 측 관계자 등 소수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서울디지털대학교 최미수 교수가 ‘금융소비자보호법과 판매채널의 역량강화’라는 신선하고 비중있는 주제로 심도있는 발표를 했다. 이어 종합토론에서 소비자 접점의 경험이 풍부한 ARK 컨설팅 장태순 대표는 영업조직에 대한 교육문제와 수수료체계 그리고 설계사 신분 안정화를 통한 판매자의 역량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또 김&장법률사무소 오영수 고문은 소비자 보호 장치의 작동에 필요한 추가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귀착될 것이므로 보험판매자 주도의 자율적 자정 능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명보험협회 김홍중 상무는 최근 생보업계의 당면과제와 변화를 중심으로 설계사의 전문성 강화 방안과 비전속채널의 건전한 영업강화 방안 그리고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 소비자의 편의성,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홍익대학교 정세창 교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영국이나 일본과 같이 자격증 유지에 필요한 재교육 도입과 소비자의 불완전 구매를 줄일 수 있는 소비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그동안 보험업계와 학계에서는 계약자와 보험사간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한 보험시장의 문제 즉, 역선택(adverse-selection)과 도덕적 위태(moral hazard) 등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나 기법도 제시돼 왔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공급자 중심 시각에서 진행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인 교섭력의 비대칭(asymmetric bargaining power)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과 대안에 대해서는 학계나 업계의 관심 사항이 아니었고 자연히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체계적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금융계약 체결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판매채널이 기울여야하는 최소한의 노력에 대한 통일된 가이드 라인이 제시되지 않아 소비자 피해 구제에 대해 다양한 잣대가 적용돼 왔고, 소비자 피해 구제의 형평성에도 문제점이 존재했다. 특히 보험소비자의 경우 타금융권에 비해 조직적이지 못하고 교섭력이 작아 일부 소비자 관련 단체나 공적 소비자 불만접수 창구 또는 민사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수 밖에 없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앞으로 보험사가 능동적으로 보험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근거가 마련돼 소비자중심 경영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됐다. 소비자 중심 경영(consumer-centric management)이 화두가 된 지 벌써 20년이 넘어가는데 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의 목적은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금융소비자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동일한 금융상품에 대해 동일한 규제체계를 도입함으로써 규제 공백이나 규제차익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아시아 보험포럼에서 최 교수는 보험과 관련해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규제 등 판매행위와 관련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보험판매문화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수 내용들이어서 기대된다.

코로나19의 새로운 환경은 사이버 거래 확대와 더불어 소비자들이 주도하는 시장을 촉진하고 있어 전향적인 소비자중심 경영전략이 필요하지만 아직도 보험업계는 공급자 중심의 시각이 우세하다. 기존의 50~60대 고객들도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보험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젊은 고객층은 특히 디지털로 무장한 디지털 유목민들이다. 이들은 보험상품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집적할 뿐만 아니라 참고할 수 있는 정보 리소스가 많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보험상품을 평가하고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눈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이다. 당연히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약해지므로 장기적인 생존을 확보하기 위해서 보험사는 고객관리에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한다.

필자도 요즈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유튜브를 종종 본다. 한국학 강의를 하는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교수인 데이비드 강(David Kang)이 다른 사회자로부터 질문을 받는데 “한국의 젊은 세대는 대다수가 통일 비용을 부담하지 않겠다고 여론조사가 나와 있다. 이런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냐?”는 질문이었다. 이에 강 교수는 즉답을 하지 않고 “만약 북한 무너진다면 어느 쪽으로 무너져야 할까?”라고 질문을 다르게 하면 어떤 답이 나올지를 그 사회자에게 되묻는다. 주어진 보기는 ①중국 ②러시아 ③한국이었다.

보험소비자의 특성과 주변 환경이 바뀌고 있는데 보험사는 생존하기 위해 뭘 해야 할까? 이제는 생존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어떤 물건을 어떻게 팔아야 할까’라고 묻는 대신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우리 보험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행동양태 변화를 연구하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또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며 소비자가 편리한 구매방식이 무엇인지를 경영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이런 소비자 중심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소비자 중심 경영을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법 규정에 대한 최소한의 준법행위가 절대로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없을 것이며 법이 모든 상황을 잘 규정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보험사가 소비자를 쳐다보는 눈보다는 보험사를 쳐다보는 소비자의 눈이 훨씬 많고 정확할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기회로 보험소비자를 대하는 시각이 달라져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의 보험판매 관행과 방법이 한 단계 성숙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다시 한번 이런 주제를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준 한국보험신문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아시아 보험포럼의 전통이 지속되기를 기원한다.

허연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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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6 23:05:4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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