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31호
 
[올해 설 선물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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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하나의 세계를 위한 발걸음, 창조하는 것과 파괴하는 것

아주 어린 시절, 아마도 유치원 무렵이었을 것이다. 어렴풋이 개미집을 헤집어봤던 기억이 난다. 개미들이 나를 해코지한 것도 아닌데 몇몇 친구들과 개미집을 부쉈다가, 길도 내었다가, 물도 부었다가 했다. 개미들엔 우리들의 소꿉놀이가 조물주의 섭리로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주말 파울로 코엘류의 ‘승자는 혼자다’라는 소설을 읽었다.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 이틀 동안 시간 순으로 발생한 사건을 따라 이야기가 흐른다. 나름의 이유로 칸 영화제 기간에 맞춰 온 사람들의 사연과 러시아 재벌의 치정과 복수극이 얽히고설키며 술술 페이지가 넘어간다.

파울로 코엘류의 ‘승자는 혼자다’는 명성의 정상에 서 있는 ‘슈퍼클래스’와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칸 영화제를 배경으로, 서로 얽힌 인물들의 24시간을 따라간다. 금발미녀와 영화제작자, 배우와 슈퍼모델로 넘쳐나는 그 화려한 명성의 축제에 다섯 명의 인물이 모여든다.

이 소설은 이고르라는 인물의 왜곡된 시선을 통해 영화제에 모여든 인간 군상을 바라보며, 화려한 세계 뒤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와 냉혹한 규칙을 이야기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전작들과는 달리 럭셔리한 세계를 그린 화려한 문체, 숨 가쁜 속도감,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색다른 유형의 인물들이 돋보인다.

하지만, 읽는 내내 썩 유쾌하지 않았다. 한 개인의 복수로 몇몇 사람들이 힘들게 쌓아올린 세계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영화감독으로, 프로듀서로, 디자이너로, 그리고 이제 소박한 꿈을 꾸기 시작한 젊은 처녀의 세계가 한 사람의 일탈로 너무나도 허무하게 사라진다. 마치 그 옛날의 개미집처럼. 그런 아무렇지도 않게 그려지는 희생이, 한 세계의 파괴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반면, 최근 시청한 오래된 TV 프로그램에서 반대의 경험을 했다. MBC 휴먼다큐 사랑 ‘붕어빵 가족’이다.

한 부부가 8명의 아이를 입양했다. 부부는 처음에는 자매 중 언니만 입양했다. 언니와 동생의 자매 세계가 파괴될 수 있는 상황이다. 부부는 끝내 두 아이를 모두 입양했고, 잘 키워냈다. 그리고 이제 성장판이 멈춰 아무도 입양하려 하지 않던 아이를 입양하여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주었다. 부부는 그렇게 8명의 아이에게 8개의 세계를 만들어 주었다. 어린 시절 입양이 결정되던 그 순간, 부부는 아이들에게 다른 면에서의 신적인 존재였을 것이다.

언젠가 회사 특강에서 기부 천사로 알려진 가수 션의 강의를 들었다. 그는 처음에는 하루 1만 원의 기부에서부터 선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는 4명의 자식을 책임지는 아빠로, 또 100명의 불우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책임지는 또 다른 아빠로 400명, 이제는 800명에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 션의 세계가 굉장하다. 선행이라는 세계에서 션은 오롯이 중심으로 살고 있다.

나는 어떤 세계를 창조하고, 또 파괴하고 있을까? 내가 말하는 창조와 파괴는 단순히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그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라고 주문을 외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아브락사스’가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늘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주는 가장 위대한 존재다. 또한, 언제든 파괴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다.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순간, 나는 누군가의 아브락사스가 된다. 과연 나는 누군가에게 무엇을 위한 아브락사스인가?



채종훈
미래에셋생명 마케팅지원팀장

채종훈 미래에셋생명 마케팅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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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8 22:34:0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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