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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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물 좋고 정자 좋은 곳

[한국보험신문]대기업을 퇴직한 오십대 후반의 친구가 몇해 전 살고 있던 대형 평수의 아파트를 전세 주고 자신은 작은 아파트로 전세를 얻어 이사했다. 아들은 군복무 중이고 딸은 조만간 시집갈 예정이라 기존 대형 평수의 아파트는 부부 두명만 살기에는 너무 크다고 판단한 뒤 재테크를 겸해 이렇게 결정했다. 그는 그렇게 해서 생긴 차액으로 조그만 오피스텔을 하나 사고, 거기서 나오는 월세를 받는다고 자신의 현명한 재테크를 주위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퇴직 이후 월급이 사라져 걱정이 많았는데, 비록 작은 돈이지만 은행 이자보다는 많은 월세를 매월 꼬박꼬박 받으니 오죽 좋았을까? 퇴직 때 받은 목돈은 안전하게 관리하고자 은행에 예금해 두었지만 저금리로 세후 수익은 쥐꼬리만 하고, 연금을 받으려면 4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마침내 해결책을 마련했다고 생각했음직하다. 그는 유사한 오피스텔 몇 개를 더 사두면 앞으로 노후생활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친구들에게 자랑 겸 권유하기까지 했다.

친구가 오피스텔을 구입할 당시 그 지역은 대기업의 공장 증설로 신규 인력이 유입되고 있었는데 오피스텔 등 그들이 살 수 있는 주거시설은 즉시 늘어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은행 금리보다 높은 월세를 받을 수 있었고, 오피스텔의 가격도 상승했다. 그 친구 말대로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라고 자랑할만 했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월세가 다른 지역보다 조금 이라도 높거나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 시장은 곧바로 그 차이를 메우려는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 지역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의 공급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공장 증설이 마무리되면서 신규 인력의 진입도 진정됐다.

일전에 만났을 때 들은 얘기로는 오피스텔의 월세가 은행 이자를 살짝 웃돌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같은 건물 내에 종종 공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세금이나 기타 경비를 제하고 나면 크게 남는 게 없지만 그나마 시세가 좀 올라서 다소 위안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인근의 신축 오피스텔에는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어 지금의 월세마저도 앞으로 계속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거래도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아 오피스텔의 가격도 하락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라는 옛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예컨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도 높고 안전한 투자 대상이나 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일시적으로 생겨난 몇몇 요인들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모두는 비슷한 수준의 판단력과 정보를 갖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자신만이 남들 보다 현명해 투자 기회를 포착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거나 운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따라서 은퇴 계획을 세우거나 실천할 때에는 보다 균형 잡힌 판단력을 가지려는 이성적인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한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정치성향이나 가치관이 보수적인 경향으로 바뀐다고 하는데, 노후의 재무관리는 의도적으로 보수적인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년에 횡재해 한번쯤 멋지게 살아보는 것도 좋겠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런 기회를 잡으려면 확률이 낮은 투자 기회를 포착하여 성공시켜야 하는데, 만일 실패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조금 부족한 감은 있지만 소소한 삶을 영위하며 누리는 소박한, 요즘 유행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금융사기의 사례에 관한 연구결과를 보면 자신이 상대적으로 똑똑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산관리에 대해 유능하고 경험이 많다고 믿는 사람들이 금융사기를 많이 당한다고 한다. 이는 현명한 재무관리나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관련된 전문 지식이나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지 여부보다는 그에 대한 가치관이나 자세가 어떠한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박병우
(사)퇴직연금개발원 전무

박병우 (사)퇴직연금개발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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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2 23:14:4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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