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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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 정담]영원한 승자는 없었다

2024 파리올림픽이 마무리됐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대한민국 선수단의 선전이 돋보인다. 전통의 양궁에서 펜싱, 사격, 배드민턴, 탁구에 이르기까지 많은 메달을 수확했다. 언제부터인가 올림픽의 메달 수는 국력에 비례해 왔다. 스포츠 종목에 대한 투자는 경제적, 과학적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시간을 단축하고 무게를 늘리고 장비를 개량하기 위한 노력은 스포츠 분야에서 끊임없이 진행돼 왔다.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이렇게 호성적을 거두기 시작한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의 국력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유럽엘 갈 때마다 늘 떠오르는 생각은 ‘조상 덕’을 참 많이 보는 나라들이구나 하는 것이다. 일찍이 문명을 꽃피워 곳곳에 유적이 즐비하고, 지역적으로 단단한 대리석이 풍부하여 모진 풍파에도 끄덕없이 잘 보존돼 왔기 때문이다. 세계사적으로 대항해시대를 열어 풍부한 상업적 토양을 일구고 사람과 자금이 유입돼 르네상스 황금기를 일군 그들의 찬란한 역사가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유물은 물론이고 지배하던 국가의 역사적, 문화적 걸작들을 게걸스럽게 수집하여 박물관에 가득 채우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승승장구하던 과거의 기세는 크게 꺾인 지 오래다. 아직도 G7이라는 연합체 안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빅2를 자처하는 양강의 그늘에서 사실 체면이 많이 꺾였다.

이번에 방문한 터키와 그리스도 별반 다르지 않은 나라들이다. 신화의 나라 그리스는 인류 역사의 뿌리와도 같다. 도시국가 아테네는 민주주의 체제의 상징이었으며 예술과 철학 등 문화적인 발전을 이끌었다. 강력한 군사력으로 무장한 스파르타는 오늘날의 군사기술과 전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소크라테스의 감옥으로 추정되는 유적지 앞에서는 ‘아직도 자신을 제대로 모르는’ 인간 군상을 향해 꾸짖는 현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듯하다. 인간이 만든 신화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미미한 존재임을 부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반경 5.5km의 작은 도시국가 아테네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유물들이 발길 닿는 데마다 산재해 있다 보니 무덤덤해질 뿐이다. 무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에도 수천, 수만 명의 관광객 행렬이 장사진을 친다. 그럼에도 수십 년째 국민 1인당 GDP는 2만 달러에 갖혀 있다.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차량, 인파에서는 옛 영화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 블록 안쪽으로 들어가면 낡고 좁은 주택가, 노후화된 차량, 치안 등이 내가 유럽 어디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한다.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에 걸쳐 국가를 형성하고 있는 튀르키예를 방문했을 때 가졌던 인상은 놀라운 지정학적 위치였다. 해상으로도, 육상으로도 한없이 뻗어 나갈 수 있는 천혜의 지리적 이점을 안고 있는 나라다. 14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오스만 투르크의 역사는 오늘날 튀르키예 국민들의 자부심이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을 지배했으며, 비잔틴 제국을 물리치고 지중해 지역으로 팽창하였고,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지역을 정복하면서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성장한 나라다.

갈라타타워에 있는 경주와 이스탄불의 자매결연 기념비도 눈길을 끈다. 실크로드의 시작이 경주이고, 그 종착지가 이스탄불이라는 내용이 기록돼 있는데, 한국전쟁 때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파병했던 튀르키예는 우리와 형제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실크로드의 인연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이스탄불 시민들은 늘 국가적 자부심이 넘쳐 곳곳에 국기가 게양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 국가들의 오랜 기간 유지됐던 찬란한 영화는 어디로 갔는가. 지금은 왜 그렇고 그런 나라들에 머물러 있는가.

매년 발표되는 포춘 500대 기업을 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100대 기업의 생존률은 38%였고, 우리나라는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조사된 S&P 500에 편입된 기업의 평균 수명은 22년으로 집계됐으며, 기업의 수명은 점점 짧아져 2027년에는 12년 정도로 예측되었다고 한다.(2024년 1월 29일자 시론 참조)

오늘날 인공지능(AI) 상용화의 수혜를 입으며 뉴욕증시의 강세장을 이끄는 빅테크 기업 7개 즉,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를 묶어서 ‘매그니피슨트7’이라 통칭한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 투자전략가가 명명한 것으로 1960년대 서부극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기업들은 그야말로 혁신의 아이콘들이다. 그러나 만약 이들 기업에서 혁신이 멈추어 알맹이를 못 바꾼다면? 포춘 500대 기업의 부침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올림픽 메달 강국의 반열에 올라 있는 우리나라가 이 기세를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까? 기업도, 국가도 영원한 승자는 없었다. 결국에는 끊임없는 혁신이 담보되지 못한다면 퇴보하거나 사라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비단 국가와 기업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학생들은 어떤 공부를 어떤 방법으로 해야 원하는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의 시대에 나는 어떤 혁신을 통해 알맹이를 바꾸어 고객(수요자)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박치수
청주대학교 교수
前 교보생명 전무

박치수 청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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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22:21: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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