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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세계 1위 대한민국 생보사를 꿈꾸며 |
[한국보험신문=류상만 기자]생명보험업종을 성장성이 떨어지는 ‘레드오션’ 산업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주가만 봐도 이를 부인하기 어렵다. 코스피지수 3000시대라지만 생보사 중 공모가를 넘긴 주식은 없다. 그만큼 생보산업의 미래를 밝게 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내 생보시장 영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보험가입률은 95%를 넘겨 포화상태다. 신규 수요층인 20~30대의 취업난과 저출생으로 신계약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 저금리로 투자처도 마땅치 않다.
악화된 보험시장 돌파 수단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생보사가 부쩍 늘었다. 지난 9일 생명보험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서울 서초구 코트라 본사에서 생명보험사 등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의 해외 사업 확대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희수 생보협회 회장은 “생보사들도 해외 신시장 개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생명보험에서도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협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생보사의 해외진출은 1986년 삼성생명이 일본에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물꼬를 텄다. 교보생명이 이듬해 미국에 사무소를 냈고, 이후 여러 보험사가 90년대 이후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9년 생보사 해외법인 순이익은 199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7.4% 증가했다. 하지만 생보사 해외법인 수입보험료와 이익 비중은 각각 약 3%, 1.6%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와 대비된다. 일본은 현재 6개 생보사가 13개 국가에서 50개 이상의 금융·보험회사를 자회사로 보유하거나 출자하고 있다. 일본의 해외 보험사 수는 33개에 달한다. 해외 진출 경력이 10년에 불과한 다이이치생명도 해외 수입보험료와 순이익 비중이 각각 18%, 12.6%를 차지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일본의 생보사들은 기존의 아시아 신흥시장 중심에서 벗어나 미국, 호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 발길을 돌려 시장 다변화를 추진했다. 최근에는 중견사들도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해외금융투자에 공격적이었고 그 중심에 생보사가 있었다. 보험산업 여건이나 문화가 비슷한 우리 생보사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만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생보사들은 주로 동남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미얀마 사태를 보면 진출 지역을 다변화해 해외시장의 변동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 정부도 생보사의 해외진출을 적극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국내 1위 삼성생명이 세계 1위 생보사가 될 수도 있다. 절대 꿈만은 아니다. 이런 꿈을 꾸는 것이 헛된 것이 아니고 꿈조차 꾸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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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상만 ysm5279@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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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4 23:17:1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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