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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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보험업계의 ‘불합리한 관행’부터 걷어내자]보험은 신뢰산업… 소비자와 ‘불신의 고리’ 끊어야

모집과 계약과정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가 민원의 온상

[한국보험신문=강준성 기자]‘모집→계약→관리→보험금 청구→지급’으로 이뤄지는 보험업무 전반에는 불합리한 규정, 제도, 정책과 뿌리 깊은 악습 등이 남아있다. 더욱이 이러한 적폐는 고쳐지지 않고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고 나아가 보험과 보험인에 대한 신뢰를 좀 먹고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험 민원이 전 금융권 민원의 절반을 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낡은 관행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데 기인한다.

한국보험신문은 창간 17돌을 맞는 2019년 연중기획으로 ‘보험업계의 불합리한 관행부터 걷어내자’ 시리즈 기사를 게재한다. 보험업계가 수입보험료 감소라는 직격타를 맞은 상황에서도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제도, 규정, 정책, 그리고 악습 등을 고치지 못하면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세번째 시리즈로 보험 민원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 보험 모집과 계약 단계에 산재한 잘못된 관행과 개선방안을 살펴봤다.

■불리한 부분은 빼고 설명하다니

보험 상담과 계약 과정에서 약관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말하거나 불리한 항목을 빼놓고 설명하는 영업관행이 여전하다. 해지환급금이 아예 없거나 납입한 보험료보다 훨씬 적은 상품의 경우 소비자에게 불리한 항목을 제대로 설명하면 보험가입을 않거나 계약을 뒤로 미루는 고객이 많아 이 부분을 설명하지 설계사들이 많다. 또 상품의 단점은 숨기고 장점만 부풀려서 설명하는 설계사도 있다. 이같은 폐단을 막고자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보험사 설명의무를 추가 명문화하기도 했다. 설계사의 이름과 연락처, 소속, 그리고 계약취소가 가능한 기간 등 추가적으로 명문화된 의무사항만 16가지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명문화된 규정을 무색케 하고 있다.

보험설계사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대표적인 항목이 ‘사업비’다. 사업비는 신계약비, 유지비 등 보험사가 영업을 진행하고 유지하는데 필요로 하는 경비다. 납입 보험료 중 사업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할수록 보험 적립금이 그만큼 줄어들어 환급금의 규모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설계사들은 이 부분을 설명할 때 ‘사업비가 많이 들 수도 있다’는 식으로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기도 한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사업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홍역을 치렀다. 즉시연금 미지급금 사태는 미흡한 약관 뿐 아니라 계약 단계에서 사업비에 대한 설명을 정확하게 하지 않아 빚어진 사태다. 이로인해 연금보험 민원의 경우 생보협회 공시 기준 2018년 2분기 826건에서 3분기에는 2194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윤석헌 금감원장은 “즉시연금 등 보험은 사업비를 우선적으로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운용하는 건데 소비자는 이에 대해 잘 모른다”며 “보험사는 약관에 명시하고 제대로 설명해 고객에게 알려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산업의 신뢰회복을 위해 보험의 전 과정에서 영업관행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재검토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방안으로 오는 7월 ‘e-클린보험시스템’(가칭)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보험가입 시 설계사의 불완전판매율을 확인할 수 있고, 등록정보·계약유지율·제재이력 등을 조회할 수 있다.


<불충분한 설명>
설명의무 규정 무색케 하는 영업관행
투명하고 자세한 설명 바탕돼야 신뢰 제고

<다른 상품인척>
보험 잘 모르는 사회초년생과 고령층 헷갈려
제대로 된 상품설명이 보험 이미지 높이는데 기여

<경유계약 대납>
높은 수수료와 시책 챙기려 설계사간 횡행
적발 쉽지 않고 처벌수위 낮아 재발가능성 높아



■종신보험을 저축성 금융상품으로

종신보험을 연금 등 저축성 금융상품으로 설명하고 계약자의 가입을 유도하는 판매 행위는 가입 단계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잘못된 관행의 하나다.

보험설계사의 주수입은 계약 체결에 따른 판매수당에서 나온다. 수입을 늘리고 매월 달성해야할 실적 때문에 영업현장에서는 어떻게든 계약을 이끌어내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이 과정에서 상품을 다르게 설명해 가입시키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불완전판매로 이어져 민원을 낳고 나아가 보험에 대한 이미지 손실과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된다. 대표적인 상품이 종신보험이다. 종신보험은 사망을 보장하는 상품이지만 최근 출시된 종신보험은 중도인출, 추가납입, 연금전환 등 생전급부 기능을 강화한 것이 많다. 이같은 기능만 부각시켜 설명하면 보험을 잘 모르는 사회초년생이나 고령층 소비자는 저축성 금융상품으로 속기 쉽다. 실제로 일부 설계사들은 현장에서 종신보험을 연금보험 등 저축성 금융상품인 것처럼 설명해 판매하기도 한다.

종신보험을 저축성 금융상품으로 알고 가입한 계약자는 급전 마련 등 보험계약을 해지할 상황에 놓이면 속았다고 느끼게 된다. 종신보험은 납입보험료에서 사망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인 위험보험료와 설계사 수당을 차감하고 적립하기 때문에 10년 이상 납입해도 해지환급금이 납입보험료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경우처럼 다른 상품인 척 설명하고 판매하는 것은 엄연히 범법 행위다. 이에 대해 보험사가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영업현장에서는 실적이 우선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곳이 많다”면서 “영업현장에서 상품설명만 제대로 해도 보험민원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편익 앞세운 ‘경유계약·대납’ 빈번

다른 모집 종사자 명의로 계약을 유치하거나 보험료를 대납하는 행위는 보험업법 위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현장에서는 아직도 이를 일종의 관행처럼 여기는 곳이 많다. 특히 적발이 쉽지 않고 처벌 수위가 약한 탓에 불법이라는 인식도 낮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은 보험대리점 설계사들이 타인 명의를 이용해 보험 모집을 하는 불법 행위를 적발하고 해당 설계사와 GA에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 설계사들은 과태료와 함께 업무정지 30일을 받았으며 몇몇 GA는 ‘경유계약’으로 적발되기도 했다. 경유계약은 보험사나 GA 소속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을 다른 설계사가 모집한 것처럼 하거나 그 반대로 계약을 모집한 행위를 말한다. 경유계약은 높은 수수료나 시책을 챙기기 위해 설계사들 간 암암리에 이뤄진다. 계약 당시 소비자는 이 사실을 알기 힘들 뿐만 아니라 계약관리와 보험금 청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고아 계약’과도 연결된다. 이에 보험업법에서는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관한 금지행위(제 97조)’ 조항을 통해 제반 행위를 위법으로 규정했다.

보험료 대납 등의 특별이익제공도 보험업법에 저촉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 낮고 영업현장에서는 ‘고객 편의를 가장한 손쉬운 영업 방법’으로 통하고 있기 때문에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5년 간 금감원이 보험사 및 GA 소속 설계사에게 내린 과태료 및 업무정지 조치(212건) 중 특별이익 제공 금지 의무 위반건이 35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적발된 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직까지도 현장에서는 경유계약이나 보험료 대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유계약이나 대납이 설계사와 고객 간, 설계사와 설계사 간 암묵적으로 이뤄질 경우 이를 잡아낼 방도도 마땅하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경유계약과 대납 근절을 위해 꾸준히 설계사 교육을 하고 있지만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설계사와 고객의 인식개선과 더불어 경유계약과 대납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준성·최은수 cuscause@in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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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3 23:29:2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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